(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쿠데타 진압과 개헌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장악한 터키 에르도안 정권이 반대 세력을 향한 '숙청 칼날'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FP·dpa통신에 따르면 터키 정권은 이날 새로운 칙령을 통해 3천974명의 공직자를 해임했다.
사법부와 군 인사 가운데 각각 1천여 명이 해임 처분을 받았고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학자 500명도 직장을 잃었다. 공군 파일럿 100명도 해고자 명단에 포함됐다.
터키 정권이 26일 전국에서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 가담자로 의심되는 1천120명을 구금하고 경찰 9천103명을 직위 해제한 지 불과 사흘 만에 다시 대규모 숙청을 감행했다.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은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의 추종세력을 일컫는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7월 쿠데타 진압 직후 귈렌을 테러 모의 배후로 보고 미국에 송환을 요구했다. 귈렌 본인은 쿠데타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터키는 지난해 쿠데타 시도를 계기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에 있다.
터키 의회는 개헌 국민투표 이틀 뒤인 이달 18일 국가비상사태 기간을 오는 7월 19일까지 3개월 더 늘렸다.
터키 정부는 국가비상상태 아래 쿠데타 배후 세력과 테러리스트 수사를 명목으로 헌법, 법률에 구애받지 않고 칙령으로 국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터키에서 구금된 사람만 해도 약 4만7천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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