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조선과 뭐가 달랐나…"황제는 황색옷, 왕은 적색옷"

입력 2017-04-30 13:30  

대한제국, 조선과 뭐가 달랐나…"황제는 황색옷, 왕은 적색옷"

'대한제국제'·'대한예전' 편찬…중국 사대 폐지, 권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고종이 1897년 10월 덕수궁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한반도는 왕이 아니라 황제가 통치하게 됐다. 중국에 이어 일본도 제국이 된 상황에서 국격을 높여 독자적 근대화를 꾀하겠다는 조치였다.

하지만 고종의 정치 실험은 13년 만에 종료됐다. 일제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데 이어 1910년 8월 국권을 침탈했다. 이로써 1392년 시작된 조선 왕조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그렇다면 대한제국은 조선과 무엇이 달랐을까. 고종은 왜 굳이 '제국'으로의 변화를 시도했을까.


30일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에 따르면 대한제국은 조선과 차별화를 모색하기 위해 새로운 정치체제를 규정한 '대한제국제'와 예법을 담은 '대한예전'을 만들었다.

대한제국제와 조선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경국대전'의 가장 큰 차이는 중국에 대한 사대를 폐지하고, 황제의 권력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조선은 왕과 문무백관이 중요한 일을 벌일 때마다 중국의 승인을 얻도록 했지만, 대한제국은 '자주독립한' 나라여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

또 경국대전은 왕이 재상에게 권력을 위임하고 사헌부와 사간원처럼 왕권을 견제하는 기구를 두도록 명시했으나, 대한제국제는 황제에게 거의 무한한 권력을 허락했다.

왕이 황제로 격상되면서 용어도 손질됐다. 임금을 부르는 호칭인 '전하'는 '폐하'가 됐고, 왕이 자신을 칭하는 '과인'은 '짐'으로 바뀌었다. 조정에서 내리는 명령의 명칭도 '교서'(敎書)에서 '칙서'(勅書) 혹은 '조서'(詔書)로 변경됐다.

아울러 황제의 아들은 '왕'(王)으로 책봉됐다.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이강은 '의친왕'(義親王), 일곱째 아들인 이은은 '영친왕'(英親王)이 됐다.


또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물건인 어보는 손잡이 형태가 거북에서 용으로 변했고, 어보에 새겨진 글씨는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에서 '황제지새'(皇帝之璽) 등으로 격이 높아졌다. '새'(璽)는 제후국은 사용할 수 없는 말이었다.

복식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변화가 일어났다. 왕이 입던 곤룡포는 붉은색 계통이었지만, 고종은 황제가 되면서부터 황제의 색상인 노란색 옷을 입었다. 황제의 가마와 깃발은 붉은색에서 노란색으로, 황제가 보는 의궤의 표지는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각각 바뀌었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고종은 중국 사신이 머물던 별궁 자리에 환구단을 세우고, 이곳에서 하늘에 제사를 드렸다"며 "조선이 제후국으로서 중국 황제에게 행했던 각종 의례는 폐지하고, 국가의 위상은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맞아 대한제국의 법궁이었던 덕수궁에서 제3회 궁중문화축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달 7일까지 선보인다.

내달 1일까지는 중화전에서 120년 전 고종의 황제 즉위식을 재현하고, 5월 7일까지는 석조전 앞 분수대에서 고종이 즐겨 마셨다는 커피를 제공한다.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5.2∼5.7)와 '대한제국 음악회'(5.4∼5.5, 5.7)도 개최된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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