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부 10년, 공은 공대로 계승하고 실패는 반면교사 삼을것"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30일 "정치가 제게 운명처럼 다가왔다면, 2017년의 저 문재인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을 역사적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저는 절박하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서 나라다운 나라,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MBC TV에서 방송된 19대 대선 방송연설에 나와 "옛날의 저는 정치로부터 도망치려 했고, 정치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2004년 히말라야로 떠났지만, 대통령 탄핵 사태로 돌아왔고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이은 서거가 제 운명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준비가 부족한 것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성찰했다. 세월호와 국정농단사태로 국민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더욱 송구하다"며 "그래서 더 절박해지고 더 단단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민주정부 10년의 공과 과를 돌아봤다. 공은 공대로 계승하고 실패한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겠다"며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연설에서 어린 시절부터 인생에서 겪은 경험들을 떠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우선 문 후보는 "저는 피난민의 아들로, 살림살이는 궁핍하기 짝이 없었다"며 "학교에서 강냉이죽을 배급받을 때면 그릇이 없어 친구의 도시락 뚜껑을 빌려야 했다. 지금 제가 학교 무상급식을 할 때 아이들을 가리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 경험 때문"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어머니는 저를 등에 업고 달걀을 머리에 이고 팔러 다녔다. 부산역 앞에서 암표 장사가 잘된다는 소문에 부산역까지 갔다가 빈손으로 터덜터덜 돌아오던 그 날의 일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며 "어머니는 '못 하겠다'고 하더라. 자식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인이 됐을 때에도 자신에게 엄격하려고 노력했다"며 "청와대에서 일할 때는 학교 동창회에도 나가지 않았다. 참여정부 때는 사외이사나 법무법인의 고문 같은 것도 일절 하지 않았다. 원칙을 지켜도 손해 보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인권변호사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저를 찾아온 분들의 사연을 끝까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정치도 다르지 않다. 경청이야말로 최고의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거치는 등 국정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문 후보는 "대구 지하철 참사 때에는 대구로 달려가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사건을 거울삼아 참여정부는 역대 정부 최초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었다"며 "남북 정상회담도 큰 보람이었다. 회담이 좌초될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북핵 폐기를 포함해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실전경험을 했다. 밖에서 비판만 하는 것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자산"이라며 "저는 준비된 후보이자 든든한 후보"라고 지지를 거듭 당부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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