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좌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맞아 타선에 우타자 8명(스위치 히터 포함)을 배치했다.
우타자가 좌투수에 상대적으로 강한 건, 기록으로 증명된 부분이다.
하지만 우타자 바깥쪽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좌투수는 다르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을 1실점 9탈삼진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50으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80)보다 낮았다.
우타자를 상대로 한 자신감은 1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1일 필라델피아전 류현진의 우타자 상대 성적은 16타수 3안타, 피안타율 0.167이었다.
이번에도 류현진이 갖춘 최고의 무기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미국 야구 분석 전문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날 던진 93개 중 35개를 체인지업으로 채웠다. 체인지업 구사율은 37.6%였다. 직구 구사율(34.4%)보다 높았다.
체인지업이 만든 결과물도 좋았다. 체인지업 35개 중 22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는데, 이 중 17개가 헛스윙이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2.9%, 헛스윙율은 48.6%였다.
필라델피아 우타자들도 류현진을 충분히 분석했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류현진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노리고 타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1회초 무사 3루에서 나온 프레디 갈비스의 중전 적시타로 체인지업을 노려 친 안타였다. 후속타자 대니얼 나바는 체인지업을 골라내 볼넷을 얻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이켈 프랑코에게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연속해서 3개 던져 삼진을 끌어냈다.
이후에는 필라델피아 타선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공략하지 못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더 날카롭게 떨어졌다.
류현진은 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체인지업 구사율을 42.11%까지 높여 효과를 봤다. 당시 류현진은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같은 패턴으로 이번에는 시즌 첫 승을 따냈다.
2013년 체인지업으로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한 류현진이 위기위 순간, 가장 자신 있는 구종으로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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