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금지령' 확고부동…노동절 연휴도 한국 '찬바람'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단체 관광을 계속 막자 한국이 비자 발급 대행이 가능한 중국 여행사를 늘리며 활로 모색에 나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중 한국대사관은 1일부터 그동안 규정을 위반한 중국 여행사들에 내렸던 행정 처분을 유예하고 한국 비자 발급을 대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를 위해 주중 한국대사관은 최근 중국 여행사들에 관련 공문을 보내 한국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의 비자를 대행해 접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한국행 비자를 취급할 수 있는 여행사가 10여곳 정도 더 늘어나게 돼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조금이나마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드 갈등이 불거지자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3월 15일부터 중국 전역의 여행사들에 한국 상품 취급을 금지했으며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은 30~40%가량 줄어든 상태다. 중국 당국은 현재까지 '한국 관광 금지'를 해제할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관광 상품 취급은 중단했으나 한국 비자 대행은 일부하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의 한국행 비자 발급에 편의를 위해 그동안 일부 규정 위반으로 비자 발급 대행을 못하게 했던 중국 여행사들에 대해서도 주중대사관이 5월부터 한시적으로 허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중 한국대사관은 중국인들의 한국행 비자 서류에 기재 항목도 간략화해 비자 발급이 쉽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존에는 기본 비자 서류에 기재 양식이 많았으나 지금은 필요 사항만 기재해도 비자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중대사관 측에서 비자 발급 시 기재 사항을 간략히 하는 방법으로도 중국인들의 한국행 비자 발급을 돕고 있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중국 측에서 아직도 한국 관광을 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9일부터 노동절 연휴를 맞아 중국인 1억3천여만명이 국내외 여행에 나선 가운데 중국 국가여유국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선호 여행지로 꼽힌 반면 한국은 사드 여파로 주요 여행지에서 제외됐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사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3월 주요 여행사들을 소집해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며 관련 지침 7개 항목을 구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7대 지침에는 단체와 개인(자유)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롯데 관련 상품 판매 금지, 온라인 판매 한국 관광상품 판매 종료 표시, 크루즈 한국 경유 금지, 관련 지침 어길시 엄벌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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