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에 F학점 준 교수…"최순실, '네가 뭔데'라며 큰소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딸 정유라씨를 위해 학사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이화여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사건의 심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1일 김 전 학장의 공판을 열어 피고인신문을 끝내고 15일 결심공판을 하기로 했다.
결심공판에서는 검찰이 피고인의 구형량을 밝히고, 변호인이 사건에 관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내는 최후변론과 피고인이 직접 마지막 입장을 말하는 최후진술이 이어진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정씨에게 'F' 학점을 준 지도교수 함모 씨가 증인으로 나와 정씨는 학적 관리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고, 최씨는 학교로 찾아와 모욕적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함 교수는 2015학년도 1학기에 정씨가 수강한 체육학개론, 건강과학개론 과목에서 F 학점을 준 이유로 '성의 부족'을 꼽았다.
그는 "(정씨가) 한 번도 안 나와 연락을 했더니 최순실씨가 전화를 받아서 독일에서 승마 훈련 중이라고 사정을 말했다"며 "훈련 사진 몇 장을 보냈을 뿐 학교에 못 가니 과제물이나 다른 방법이 없겠느냐는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나 학부모가 학사관리를 위해 협조적으로 성의를 표현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다"며 "이런 상태에서 학점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 F를 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씨는 F 학점을 받고도 2016학년도 1학기까지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함 교수는 교무처로부터 정씨와 면담을 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함 교수가 면담을 위해 정씨에게 연락했지만 처음에는 사촌 언니라는 사람이 전화를 받았고, 이후엔 최씨와 통화하게 됐다.
함 교수는 "정씨가 계속해서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학사경고를 받으니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최씨가 '내 딸을 제적시키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평교수가 학생을 제적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제 얘기를 하나도 듣지 않았다"며 "저에게 (정씨를) 제적시키면 고소하겠다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부연했다.
함 교수는 통화 이후 최씨가 학교까지 찾아와 '이따위 교수가 다 있느냐'라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김 전 학장으로부터 '정윤회 부인이 찾아갈 텐데 잘해서 보내줘라'는 연락을 받았고 얼마후 최씨가 학교로 찾아왔다고 전했다.
함 교수는 "(최씨가) 모자와 선글라스도 안 벗고 찾아와 예의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설명을 다시 드렸는데 잘 듣지 않았고 '네가 뭔데 제적을 시키느냐'라는 얘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최씨가 '내 딸은 이대 졸업을 안 해도 되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지도교수라는 사람이 학생을 격려해주지는 못할망정 이딴 식으로 제적을 시킨다'라며 언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씨가 자기 말만 하고 저를 굉장히 모욕했다"며 "'지난번 통화에서 고소한다고 했으니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겠다'고 하자 벌떡 일어나서 나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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