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태국과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조직적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일당 38명이 구속됐다.
확인된 피해금액만 20억원에 달하고 전체 피해규모는 수백억원으로 추산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최모(39)씨 등 39명을 붙잡아 38명을 구속하고 다른 사건으로 구속 수감된 김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또 해외에 거주하는 조직원 10명 등 19명을 수배하고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이 해외에 있는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을 사실상 일망타진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씨 등은 2014년 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태국과 필리핀에 각각 1개 조직, 3개 콜센터를 두고 전화금융사기로 200여 명에게서 20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1개 센터에서 확보한 장부에서 2주간 편취한 금액이 9억3천만원이고 이런 센터 6개가 동시에 가동됐기 때문에 전체 피해 규모는 수백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 일당은 국내 시중은행 직원 행세를 하면서 피해자들에게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주겠다"면서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우선 제3금융권에서 거액을 대출받아 갚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속였다.
최씨 일당은 이에 속은 피해자들이 대출받으면 "제3금융권에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 조기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겠다"고 속여 대출금을 모두 대포통장에 이체하도록 했다.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조직원들은 60∼90일짜리 관광비자를 이용해 출입국을 반복하면서 범행을 저질렀고 사기 금액의 20∼30%를 챙겼다.
이 가운데 1명은 2주만에 1억2천400여만원을 편취해 3천700여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또 실적이 없어도 월 400만원가량의 수입을 보장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족에게 유아를 맡기고 범행에 가담한 30대 여성도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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