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12월 문을 연 서울 강남의 케이(K)현대미술관이 유럽과 한국 작가의 대형 설치 미술작품을 선보이는 '이것은 현대미술관이다' 전시를 연다. 전시작들은 모두 관객이 직접 만지거나 체험하면서 미술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유럽 출신의 3인조 그룹 '뉴멘/포 유즈'(Numen/For Use)는 테이프를 사용해 대형 구조물을 만드는 '테이프' 시리즈를 보여준다. 이들은 테이프나 실, 끈, 그물 같은 소재로 장소 특정적인(site-specific)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그룹이다.
이번 '테이프' 시리즈는 무용수가 한 동작의 흔적을 따라 즉흥적으로 영감을 받아 구현한 작품이다. 201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테이프 시리즈를 처음 시작한 이후 파리, 베를린, 스톡홀름, 멜버른, 도쿄 등 각 도시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마다 같은 컨셉이지만 설치 공간에 따라서 조금씩 형태와 규모가 달라진다. 520개의 3M테이프가 사용된 이번 작품 '테이프 서울'은 K현대미술관 로비에 전시됐다.
뉴멘/포 유즈의 작품은 관객의 참여가 작업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특징이 있다. '테이프' 시리즈에서도 관객은 테이프가 만들어낸 새로운 공간에 들어가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미술관 입구 쪽에 설치된 팝아티스트 임지빈의 대형 풍선 베어브릭(몸통과 팔ㆍ다리가 블록 모양으로 생긴 곰인형) 3점 역시 관객이 만져볼 수도 있고 포옹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지난해 시작한 '에브리웨어'(EVERYWHERE)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의 랜드마크부터 인적이 없는 숲 속까지 다양한 장소에 풍선 베어브릭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 작품을 전시하고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일상 가까이에 작품을 등장시켜 대중과 예술이 좀 더 가까이서 만나게 하자는 취지다. 지금까지 일본 도쿄, 오사카, 교토, 대만 타이페이, 베트남, 홍콩, 중국 청두(成都) 등에 전시됐다.
전시는 9월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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