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실패 KN-17, 해상 아닌 지상 목표물 겨냥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북한이 지난달 16일과 29일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중거리 미사일 'KN-17'이 미사일방어(MD) 체계를 피하는 목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일(현지시간) KN-17을 두고 "미사일이 지상 목표물을 겨냥할 의도로 쓰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KN-17은 대함탄도미사일(ASBM·Anti-Ship Ballistic Missile)로 분류된다.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중국 둥펑(東風·DF-21D) 탄도미사일이 항공모함을 겨냥한 ASBM이다.
함정 공격용인 ASBM은 상대적으로 작고 움직이는 목표를 타격해야 하므로, 지상 공격용 탄도미사일보다 높은 정밀도가 필요하다.
북한이 유사시 한반도에 접근하는 항공모함 등 미군 함정을 겨냥해 스커드 미사일을 ASBM으로 개량하고 있을 가능성을 미국 정부 관리들은 꾸준히 제기해왔다.
반면에 38노스는 북한이 KN-17로 해상 목표물을 노릴 의도라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어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현재 레이더 기술로는 북한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에 있는 미군 항공모함을 찾아내기 힘들고, 미군 항공모함이 현존하는 가장 유능한 미사일 방어 플랫폼인 이지스 순양함이나 구축함을 거느리고 있어 타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38노스는 KN-17이 함정 공격용이라기보다는, 미사일방어 체계를 교란하는 탄도미사일 기술로 알려진 '기동성 재진입체(MARV)' 기술이 적용된 스커드 개량형 미사일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술은 탄도미사일의 진행 방향을 변경해,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상대방 요격 미사일을 피하는 데 쓰일 수 있다.
1983∼1991년 미국이 소련의 위협에 대응해 유럽에 배치한 중거리 핵미사일 '퍼싱Ⅱ'에도 MARV가 적용됐다.
이때 MARV 기술은 해상 목표물이 아닌 공군기지나 지휘·군수 본부 같은 지상 목표물을 겨냥하는 데 쓰였으며, 적의 미사일 방어를 피하는 수단으로도 도입됐다.
38노스는 KN-17이 한국의 지상 목표물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ARV 기술이 적용된 미사일은 주한미군 기자나 무기 저장고 등 한국에 고정된 지상 목표물을 더욱 정확하게 노릴 수 있으며, 최종 공격 단계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피해나가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38노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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