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대응책…"런던 큰 타격" vs "유럽 큰 손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유럽연합(EU)이 영국 런던에 있는 유로화 거래 청산시장을 직접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청산소는 주식,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매수자나 매도자 중 한쪽이 파산해도 거래를 보장해 위기를 줄이는 기능을 담당하는 곳으로, 영국 내 금융특구인 시티오브런던은 청산시장 덕분에 금융, 법률회사들이 몰려 국제 금융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유로화 거래 청산소를 옮기거나 EU 당국이 이들 청산소를 관리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오는 6월 제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시작됨에 따라 영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영국은 이 법안이 발효하면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유로화 거래 청산소가 유로 단일통화를 쓰는 지역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프랑스의 견제를 지난 6년간 힘겹게 따돌려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독일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때문에 런던이 유로화 청산기능에서 예전과 같은 지배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EU 집행위가 추진하는 이번 조치는 영국이 EU를 떠나기도 전에 장소 제한을 명문화하는 것으로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FT가 입수한 집행위 정책 문건에는 EU에 산재한 청산소들이 EU에 조직적으로 중요한 금융시장 기능을 한다면 중앙의 관리 권한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집행위는 EU의 규제 영역 밖에 있는 금융시장이 거대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브렉시트 때는 감독 권한을 손질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EU 외부에 있는 청산소와 관련해서는 EU 법규에 확실히 종속되도록 객관적 기준을 토대로 한 구체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 차원의 직접 감독이나 청산소 유치가 적합한지 자격조건을 따지는 방안이 구체적인 조정 방안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런던에서는 유로화로 표시된 전 세계 파생상품의 4분의 3이 거래되고 있으며 개념상으로 하루 거래 규모는 8천500억 유로(약 1천48조원)에 달한다.
런던증권거래소가 관리하는 도이체 보르스 유렉스, LCH 같은 청산소는 거래 안정화 차원에서 금융 체계에서 핵심적 기능을 떠맡고 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영국 내각은 청산소를 옮기겠다는 EU의 경고가 실용적이지 않고 뉴욕과 같은 다른 금융센터만 이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청산소를 옮기면 유럽 경제가 거대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