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뜨거운 물을 분출하는 바다 밑 "열수분출공" 주위는 미약한 전기가 흐르는 천연 전지 상태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전류가 지구 최초의 생명체 탄생에 큰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와 이(理)화학연구소 연구팀은 이런 연구논문을 독일 과학잡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오키나와(沖繩) 본섬에서 북서쪽으로 150㎞ 떨어진 동중국해 해저 약 1㎞ 깊이에 있는 열수분출공 주변을 정밀조사했다. 관찰 결과 분출공 주위의 해저에 아주 약한 전기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기의 흐름은 구멍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저 열수에 포함된 유화(硫化)수소에서 전자가 방출돼 해저 내에 전해지면 해수 내의 산소가 이를 받아들이는 반응이 일어나면서 전기가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뜨거운 물을 내뿜는 열수분출공은 세계에 500개 이상이 있다. 주변 해저에는 유화수소 등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분출공이 지구 최초의 생명을 탄생시켰다"는 설이 있다.
야마모토 마사히로 해양연구개발기구 연구원은 "그동안 분출공에서 (생명의 재료가 되는) 유기물 합성이 이뤄지는지 여부가 수수께끼였으나 전기가 있으면 합성이 이뤄지기 쉽다"면서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도쿄(東京)공업대 지구생명연구소의 기타다이 노리오 연구원(유기지구화학)은 "열수분출공이 발전장소라는 걸 세계에서 처음으로 증명한 연구성과"라고 지적하고 "잘만 이용하면 깨끗하고 안전하게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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