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정보기술(IT) 서비스 대기업 인포시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전문직 비자 규제에 '백기'를 들었다.
2일 인도 PTI 통신에 따르면 인포시스는 앞으로 2년간 미국에서 1만 명을 고용하고 '기술혁신 허브' 4곳을 설립하는 등의 미국인 고용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인포시스는 기술혁신 허브가 금융·제조업·의료·유통·에너지 등 분야의 인포시스 고객사들과 밀접히 협력하고 인력을 훈련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AI)·머신 러닝·클라우드·빅 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를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샬 시카 인포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첫 번째 기술혁신 허브가 오는 8월 미국 인디애나 주에 문을 열어 2021년까지 미국인 2천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머지 세 곳의 기술혁신 허브 입지도 수개월 내 결정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저임금의 인도 IT 인력을 활용해 미국 등에 있는 고객사의 전산 관련 업무 아웃소싱을 해온 인포시스는 2016-17 인도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기록한 102억 달러(11조 5천억원) 매출 가운데 60%를 북미시장에서 거뒀다.
시카 CEO는 이번 조치가 단지 미국 정부의 비자 규제 여파를 완화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전통적 프로젝트는 고도로 자동화된 반면 AI·가상현실 등 신기술 사용은 늘었다면서 "다음 세대에는 국제 인력과 현지 인력을 건전하게 혼합할 필요가 있다. '국제 배송 모델'이라 불린 전통적 방식을 재고하고 현지에서 더 많은 인재를 뽑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지금껏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이뤄진 전문직 단기취업(H-1B) 비자 발급을 무작위 추첨방식에서 고학력·고임금 외국인 노동자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종전에 인포시스, 타타, 와이프로 등 인도 IT 대기업들이 수만건씩 H-1B 비자 신청을 해 발급확률을 높여 한 해 8만5천건으로 한정된 비자 상당수를 가져감으로써 미국 내 IT 서비스 분야에서 고임금 미국인이 저임금 외국인력으로 대체됐다는 트럼프 정부의 인식이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H-1B 비자는 가장 숙련된 고임금 지원자들에게 주어져야 하고, 앞으로 절대 미국인을 대체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면서 비자 규제를 통해 외국 전문직 저임금 노동자 유입을 막고 미국인 고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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