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조사…"다른 잠재 후보들은 3% 이하, 푸틴 대안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유권자의 절반 정도가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에 비해선 상당히 떨어진 수치로 우크라이나 사태, 서방 제재로 치솟았던 '애국주의' 효과가 수그러들고 있는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가 2일(현지시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첸트르'의 최근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가까운 일요일에 대선이 치러지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48%가 푸틴 대통령을 꼽았다.
제1야당인 '공산당' 당수 겐나디 쥬가노프와 극우민족주의 성향 '자유민주당' 대표 블라디미르 쥐리놉스키에겐 각각 3%, 푸틴의 잠재적 후계자로 거론되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대표적 재야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겐 각각 1%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유권자들이 푸틴 외에 사실상 다른 유력 후보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게다가 64%의 응답자는 '2018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다시 당선되길 바란다'고 밝혔고, 22%만이 '푸틴 대통령 대신 다른 정치인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3일 사이 러시아 전국 48개 지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푸틴 4선에 대한 이 같은 지지도는 2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진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2015년 4월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62%가 푸틴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번 조사에선 응답자의 42%가 투표를 하러 갈지, 누구를 찍을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5년 조사에선 결정을 못한 응답자가 25%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와 뒤이은 서방 제재, 국제 저유가 등으로 초래된 경제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반면 우크라이나·시리아 사태 등에 대한 러시아의 강경 대응으로 고조됐던 '애국주의' 열풍과 푸틴 지지 여론은 다소 수그러든 결과라고 해석했다. '투표율 70%, 푸틴 득표율 70%'를 목표로 잡고 있는 크렘린의 '70/70 대선 전략'이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내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출마와 당선을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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