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폐렴구균 백신 유용…환절기엔 독감 백신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어버이날 선물을 고민하던 직장인 박모(33)씨는 올해는 부모님께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맞혀 드리기로 했다. 박씨는 "직장 동료의 부모가 대상포진으로 입원하는 등 호된 병치레를 겪는 것을 본 뒤 한 번쯤 꼭 모시고 가야겠다고 생각해왔다"며 "건강과 직결된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선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실제로 병을 예방하는 백신 접종을 선물로 택하는 이들도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상포진, 폐렴구균,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은 '노인 백신 3종 세트'로 불린다. 세 가지 질환 모두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대한감염학회는 60세 이상 노인이 이 세 가지 백신을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 중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이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질환으로, 환자의 60%가 50대 이상이다.
대상포진은 환절기,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신체에 잠복중이던 수두바이러스가 활동을 재개하면서 발병한다. 피부에 군집성 물집과 함께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의 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물집이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남아있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합병증 위험이 큰 점도 예방백신 접종이 강력히 권고되는 이유다.
백신의 예방률은 50∼70% 안팎이지만, 걸리더라도 통증을 크게 덜어주고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 1회 접종 가격이 15만∼20만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은 적극적으로 접종하여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밖에 노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폐렴을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도 어버이날 선물로 고려해볼 만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성인용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 두 종류가 있다. 13가 백신의 접종 가격은 13만∼15만원 선이다.
23가 백신의 경우 정부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독감의 경우 노인들이 반드시 맞아야 하는 백신으로 꼽히지만 늦봄이나 여름은 접종할 때가 아니다. 게다가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따라 백신이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시기에 맞춰 접종해야 한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