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LG전자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가운데 특히 가전제품 분야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실적을 이끌어 화제다.
가전은 전자·IT(정보기술) 산업의 대표적 '레드오션'으로 불리며 한물간 영역으로 취급돼왔는데 여기서 이례적으로 두 자릿수 마진을 남겼기 때문이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LG전자의 생활가전 부문인 H&A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6천387억원에 영업이익 5천208억원을 벌며 영업이익률 11.2%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생활가전 부문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거둔 것은 처음이다. 생활가전 쪽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건 해외 가전업체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다.
일례로 글로벌 시장에서 1, 2위를 하는 월풀이나 일렉트로룩스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5.5%, 5.3%에 그쳤다.
전자업계 안팎에선 무엇보다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한 제품 전략이 먹힌 데다 빨래 건조기와 옷의 구김·냄새 등을 없애주는 스타일러 등 새 시장을 개척한 점을 성공 비결로 꼽는다.
일등공신은 지난해 출시한 초(超)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비롯해 트윈워시, 매직스페이스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 호조다.
프리미엄 제품은 값이 비쌀 뿐 아니라 수익성도 일반 제품보다 훨씬 높다.
2015년까지만 해도 3.1%에 그쳤던 LG전자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LG 시그니처 등을 출시한 이후인 지난해엔 7.4%로 껑충 뛰었다.
프리미엄 가전이 효자 노릇을 하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투자도 공격적이다.
LG전자는 올해 H&A사업본부에서 4개 사업본부 중 가장 많은 5천765억원을 시설투자에 집행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경남 창원사업장에 준공될 창원R&D센터 건립에 투자된다.
건조기와 스타일러, 공기 순환 기능을 더한 공기청정기 등 새롭게 도전한 신규 카테고리 제품들의 잇따른 성공도 호실적의 또 다른 축이다.
특히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의 경우 주부들 사이에서 '꼭 장만해야 할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지난해 10만대 수준이었던 건조기 시장이 올해 50만∼6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가 절감 노력도 한몫하고 있다. 여러 부품을 통합하고 표준화해 모듈(덩어리 부품)로 만드는 모듈러 디자인이 그것이다.
이렇게 하면 제품 모델이 달라도 같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생산이나 제조 공정에서 비용이 절감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제품이 기술 장벽이 낮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사업영역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내막을 보면 중국 업체들이 여전히 쉽게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프리미엄 가전 등 차별화된 제품 시장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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