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점 뒤진 인삼공사 이정현 3점슛 불발됐지만 양희종 '행운의 리바운드'
양희종 3점슛 9개 던져 8개 적중…이정현 마무리로 '통합 우승'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경기가 끝날 때까지 누가 이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2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은 국내 프로농구 역사에 남을 명승부로 펼쳐졌다.
3승 2패로 앞선 상황이라 이날 이긴다면 통합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안양 KGC인삼공사와 벼랑 끝에 내몰린 서울 삼성의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3쿼터까지 67-67로 팽팽히 맞선 두 팀은 4쿼터 초반 삼성이 먼저 기세를 올렸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의 연속 득점에 이어 문태영이 연달아 4점을 보태 75-67로 순식간에 달아난 것이다.
그러나 인삼공사 역시 오세근의 자유투와 이정현의 3점슛과 2점슛으로 반격하며 75-73으로 추격했다.
이때부터 두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5천500여 관중의 진을 쏙 빠지게 만들었다.
81-81에서 먼저 달아난 쪽은 인삼공사였다. 오세근의 2득점으로 83-81로 앞서 나갔다.
지면 그대로 시즌이 끝나는 삼성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라틀리프의 미들슛이 빗나간 것을 김준일이 달려들며 팁인으로 83-83,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 남은 시간이 1분 51초였다.
말 그대로 '숨 막히는 2분'이었다.
인삼공사 이정현이 패스미스를 저지르며 삼성에 공격권이 넘어갔고 문태영의 속공으로 85-8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남은 시간은 1분 29초.
사실 여기서 삼성이 더 달아날 기회가 있었다. 반격에 나선 인삼공사가 데이비드 사이먼의 트래블링으로 공격권을 삼성에 헌납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도 문태영의 골밑슛이 불발되면서 4점 차로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남은 시간은 1분 안쪽으로 줄어들었다.
본격적인 '행운'이 인삼공사 쪽으로 향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인삼공사는 이정현의 3점슛이 빗나갔고 삼성 문태영이 리바운드를 따내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공이 림에 한 차례 더 튀면서 공중에 떴던 문태영은 헛손질했고 리바운드는 인삼공사 양희종에게 넘어갔다.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인삼공사는 사이먼이 엔드라인에서 공을 놓칠 위기를 맞았으나 힘겹게 정면에 양희종에게 연결했고, 공격 제한 시간 14초가 다 지날 무렵 양희종의 손을 떠난 공은 그물을 정확히 갈랐다.
86-85, 다시 인삼공사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이후 공격에서 문태영이 자유투 2개를 얻었지만 1개밖에 넣지 못했고, 동점인 상황에서 종료 5초 정도를 남기고 임동섭이 골밑에서 시도한 슛은 림 안을 향했지만, 공격 제한 시간을 넘겼다.
5.7초를 남긴 인삼공사의 마지막 공격. 이정현이 질풍처럼 골밑을 향해 파고 들어갔고 결승 레이업으로 연결되면서 88-86, 경기는 인삼공사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경기 마지막 2분은 실제 시간으로는 10배가 넘는 약 20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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