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만 실제 장애물 몰라·조언자격 있나?"…'브랜드 홍보' 윤리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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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일하는 여성을 위해 썼다는 책이 평범한 워킹맘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출간된 이방카의 저서 '일하는 여성들: 성공 법칙 다시 쓰기'(Women Who Work: Rewriting the Rules for Success'는 이방카가 트럼프 그룹 임원이자 패션브랜드 대표로서 워킹맘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이다.
이방카는 그가 기업 경영과 협상 등을 통해 배운 역량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북돋우고, 여성에게 더 나은 제도로의 변화를 도우려는 취지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책 본문에는 마하트마 간디,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등 여러 명사의 말이 많이 인용됐다.
그러나 이 책은 최대 7억4천만 달러(약 8천369억 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35세 여성이 사는 세상과 수많은 일하는 서민 여성이 고투하는 현실의 격차를 부각한다고 AFP통신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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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는 책에서 회사 일, 가사, 남편과의 데이트 등으로 빡빡한 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보모를 짧게 언급했다.
또 그는 아버지 선거 운동 등으로 매우 바쁠 때 "마사지를 즐기지 못하고 자기관리를 할 시간도 없었다"고 썼다. 뉴저지 집에서 주말을 보내는 즐거움을 소개하면서는 초월 명상법, 아이들과 스파를 즐기는 팁 등을 공유한다.
미국여성법센터 회장 내정자 파티마 고스 그레이브스는 이방카의 책을 두고 "일하는 여성들이 직면한 장애물을 전혀 모른다"며 "수많은 여성은 이 책의 조언을 따를 처지가 아니다"라고 US뉴스에 전했다.
이방카가 애초에 일할 필요가 없는 특권을 지닌 여성이어서 워킹맘들에게 조언할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도 있다.
이방카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전에 원고를 완성했으며, 행사나 방송 출연 등으로 책을 홍보하지 않고 책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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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는 책이 '개인 프로젝트'라고 선을 긋지만, 백악관에 입성해 아버지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는 까닭에 책 출간을 둘러싼 윤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브랜드를 소유한 이방카가 유명세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의 책을 "이방카 브랜드의 여성 친화적 마케팅에서 발전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방카는 지난 1일과 2일 트위터에서 수익금 기부처 등 책 관련 내용을 언급했으며, CBS 방송에 출연하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도 했다.
두 언론 인터뷰에서 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인터뷰 시기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낸 놈 아이젠은 이러한 이방카의 행보에 대해 "지위를 홍보에 사용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방카는 책에 "당신이 하는 일이 긍정적 변화를 만들고 당신이 어떤 종류의 변화를 만들고 싶은지는 당신이 정해야 한다"는 영국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의 말을 인용했다가 구달의 조언을 들었다.
구달은 CNN머니에 보낸 성명에서 "(책에서 인용한) 내 말을 이방카가 마음에 새기기를 바란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야생 동물, 천연기념물, 깨끗한 공기와 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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