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사상 유일한 개혁파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이 이달 19일 대선을 앞두고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이 연임해야 한다면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로하니 대통령의 대선 패배는 이란이 다시 국제적 고립과 제재 상태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라며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로하니 정부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로하니 정부의 업적인 핵합의로 이란에 대한 제재와 고립이 사라졌다"면서 "로하니 대통령이 승리해야 이란이 위대한 길로 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이란 대선은 중도·개혁 진영이 지지하는 로하니 대통령과 보수 진영 유력 후보 2명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다.
하타미 전 대통령(1997∼2005년 재임)은 이란의 대표적인 개혁파 정치인이다.
그는 2013년 중도파로 분류된 로하니 대통령을 개혁 진영의 지지를 얻어 과반 득표로 당선되는 데 크게 역할했다.
당시 개혁파 후보였던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가 대선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면서 개혁파의 지지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쏠렸는데 이 과정에서 하타미 전 대통령의 의중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이란 보수파 정부는 2009년 대선에서 불거진 부정선거 의혹으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이란 내 신문, 방송이 그의 얼굴이나 발언은 물론 이름도 보도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이 조치는 2013년 로하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풀렸으나 2015년 2월 보수파가 장악한 의회의 요구로 되살아났을 만큼 보수 진영이 껄끄럽게 여기는 대중성 높은 정치인이다.
그는 유튜브, 텔레그램 등 인터넷을 통해 지난해 2월 총선에서도 개혁파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내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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