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작년 12월 총선 이후 정부 구성이 지연되며 급기야 의회에서 폭력 사태까지 빚어진 마케도니아 정국 대치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총선에서 49석을 얻은 마케도니아 사회민주당(SDSM)이 알바니아계 소수 정당과 연대해 지난 달 27일 의회 의장을 선출했으나, 전임 의회 의장이 인수인계를 거부하며 정국 대치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신임 의회 의장으로 뽑힌 알바니아계 정치인 탈라트 자페리는 2일 전 의회의장 트라이코 벨리아노브스키가 인수인계에 협조하지 않음에 따라 직무를 개시하지 못했다.
벨리아노브스키 전 의장은 자페리 신임 의장에게 의장실 열쇠와 직인 등을 전달해야 하지만 이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에서 51석을 획득했으나 연정 구성에 실패한 중도우파 성향의 집권당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과 지지자들은 SDSM과 알바니아계 정당들이 독자적으로 의회 의장을 선출한 것은 불법이라며 자페리 의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VMRO-DPMNE 지지자들은 자페리가 신임 의장으로 선출된 지난 달 27일 의회에 난입, 조란 자에브 SDSM 대표를 포함한 야당 의원들을 폭행하고, 경찰과 충돌해 약 10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SDSM은 지난 달 알바니아어를 마케도니아의 제2 공용어로 지정하는 조건으로 알바니아계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했으나 조르게 이바노프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지 못하자 VMRO-DPMNE를 배제한 채 의회 의장을 선출하는 등 정부 구성을 강행할 채비를 하고 있다.
VMRO-DPMNE의 대표인 니콜라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의 측근인 이바노프 대통령은 알바니아어의 제2 공용어 지정은 마케도니아의 국가 정체성을 훼손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SDSM 주도의 연정 구성을 불허했다.
마케도니아는 전체 인구 약 200만 명 중 25%가 알바니아계로 구성돼 있다.
한편, 호이트 브라이언 이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1일 마케도니아를 방문, "마케도니아 정치 지도자들은 하루빨리 정부를 구성해 수개월째 이어지는 정치적 혼란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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