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동부벨트 공략 시작…첫날은 영남권 유세 총력
'돌아와요 부산항에' '홍도야 울지마라' 직접 노래도
(부산·대구=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황금연휴 중반인 3일부터 2박 3일간의 '동부벨트' 공략에 나섰다.
부산·경남(PK)부터 시작해 대구·경북(TK)을 거쳐 강원도까지 올라가면서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동부권을 차례대로 장악하겠다는 구상이 엿보이는 행보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부산 중구 남포동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등 번화가를 차례로 찾아 대규모 거점유세를 벌였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홍 후보가 방문한 TK·PK 지역만 13곳이다. 지난달 말부터 가시화된 지지도 상승세가 영남권에서 발원한 '동남풍' 덕분이라고 보고 텃밭 표심 다지기에 더 힘을 쏟는 모습이다.
홍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때리는 데 집중했다. 세월호 인양 지연이 문 후보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 전날 SBS 보도를 새로운 공세 소재로 삼았다.
그는 대구 유세에서 문 후보를 겨냥, "세월호 인양 시점도 자기 대선에 딱 맞춰서 했다. 그렇게 어린애들 죽음을 대선에 이용하는 그러한 파렴치한 후보를 찍을 수 있느냐"는 말로 공분을 불러일으키려 애썼다.
앞선 부산유세에서도 해당 기사 삭제 파문을 언급하면서 "대통령 되기도 전에 언론 탄압하는 사람이 무슨 대통령이냐"고 성토했다.
이 밖에 부산 유세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등을 다시 꺼내 들고서는 "문 후보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토론하다 말이 막히면 나한테 책임 물을 거라고 하더라"면서 '거짓말쟁이'로 몰고 갔다.
그는 또 "극우 보수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는 민주당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의 최근 유세 발언을 문제 삼아 "이 땅의 국민이 40%인데 40%의 국민을 궤멸시키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언론을 향해서도 문 후보 편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게 신문이냐, 문재인 찌라시", "종일 편파방송만 해서 '종편'인데 집권하면 종편 2개는 없애버려야 한다", "SBS 도둑놈의 XX. 내일부터 SBS 연속극도 보지 말라" 등의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정치경륜도, 아는 것도 없어서 좀 더 다듬어야 한다", "어린애"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상대가 못 된다는 식으로 깎아내렸다.
"종북세력을 쳐부수고 전교조를 손보고 강성귀족노조를 손보겠다"고 벼르는 등 강경 보수층을 겨냥한 발언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홍 후보는 그러면서도 "서민과 약자에게는 한없이 약한 사람"으로 소개하며 '강성' 이미지를 덜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려 애썼다.
부산과 대구에서는 각각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홍도야 울지마라'를 구수하게 부르며 등장해 중장년층 지지자들과 시민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또 "일당 800원 경비원의 아들", "까막눈의 아들" "옛날 같으면 천민에 불과하던 사람" 등 어려웠던 유년시절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감성적으로 접근하려 애썼다.
여의도에 입성한 이후의 자신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저격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아무도 대들지 못할 때 맞짱 뜬 사람'이라고 소개한 다음 "내가 BBK 사건을 막아줘서 이명박 대통령이 됐다"면서 과시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부산에서 ▲ 해양특별시 지정 ▲ 셰일가스 허브기지 설립, 대구에서 ▲ 동천비행장 자리에 4차 산업혁명 기지 건설 등 지역맞춤형 공약도 제시했다.
홍 후보는 투표일 전날인 8일 대구와 부산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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