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복합점포서 깨진 '방카 25%룰'…규제 우회 현실로

입력 2017-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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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복합점포서 깨진 '방카 25%룰'…규제 우회 현실로

KB금융 복합점포서 KB손보 상품 판매비중 36%…농협지주는 45% 달해

금융당국, 올해 6월 이후 복합점포 확대여부 검토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은행·증권·보험사가 한 공간에 들어와 영업하는 금융복합점포에서 방카슈랑스 핵심 규제인 '25%룰'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가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에서 판매한 생명보험 상품 중 KB생명 비중이 36.1%(금액 기준)를 차지했다.

KB금융[105560]이 복합점포에서 100만원어치 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했다면 이 중 36만원어치는 복합점포에 입점한 자회사 KB생명이 출시한 상품이고, 나머지는 다른 보험사 것이라는 뜻이다.

KB손보 비중은 27.1%였다.

농협금융지주 복합점포의 경우 지난해 농협생명 상품 판매 비중이 45.0%로 나타났다.

일반 은행점포가 적용받는 '방카슈랑스 25%룰'을 복합점포들은 피해가고 있는 셈이다.

방카룰은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게 하고 ▲은행 점포당 보험 판매인을 2인 이하로 제한하며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등 점포 밖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대형보험사의 시장 독점을 우려해 도입된 것으로, 보험사들의 실적과 밀접한 규제로 꼽힌다.

그러나 복합점포에는 일반 은행점포와 달리 방카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은행들이 규제를 '우회'할 틈이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복합점포 도입 계획을 발표할 때부터 은행지주 계열 보험사가 특혜를 볼 수 있다며 금융지주사에 속하지 않는 보험회사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복합점포에서 계열사 상품을 공동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 정보공유·금융상품이나 서비스 공동개발까지 이어진다면 은행지주사 계열 보험사와 비은행계 보험사의 격차는 더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복합점포로 업권 간 칸막이를 허물고, 다양한 판매채널을 통해 금융상품을 제공하면 금융소비자 편의도 높아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보험을 포함한 복합점포 제도를 추진해왔다.

금융당국은 일단 금융지주사별로 3개까지만 보험을 포함한 복합점포를 시범 운영하도록 한 상태다. 운영 결과를 보고 올해 6월 이후 확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4개 금융지주에서 10개의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3곳(PWM강남센터·의정부·경희궁), KB금융지주 3곳(여의도·도곡스타PB센터·판교종합금융센터), 하나금융지주[086790] 2곳(압구정PB센터·하나금융투자센터), 농협금융지주 2곳(광화문·부산) 등이다.보험을 뺀 은행·증권 복합점포는 전국에 116곳이 있다.

복합점포를 통해 가장 활발하게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KB금융이다.

지금까지 모두 708건의 보험상품을 판매해 신한지주[055550](173건)와 농협금융(51건)을 훌쩍 앞지르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18건 판매에 그쳤다.

박용진 의원은 "복합점포 시범 도입 당시 방카슈랑스 25%룰을 우회적으로 위반한 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실제 시범사업에서 은행들의 우회 위반이 확인됐다"며 "올해 6월 복합점포 전면시행에 앞서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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