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에베레스트 올해 등반허가 외국인 371명…1953년來 최다

입력 2017-05-04 06:30  

네팔, 에베레스트 올해 등반허가 외국인 371명…1953년來 최다

한꺼번에 몰리면 정상 부근 '병목현상'…추위·산소 부족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네팔 정부가 올해 외국인 371명에게 해발고도 8천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반허가를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네팔 일간 카트만두포스트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올해 외국인 대상 에베레스트 등반허가 건수가 1953년 이래 가장 많다고 밝혔다.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 등정을 원하는 외국인에게 1인당 1만1천 달러(1천244만 원)를 받고 등정 허가를 내주고 있다.

외국인 등반가 1명당 최소한 네팔 셰르파 1명이 동반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하는 이는 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해발고도 5천364m 지점에 있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현재 등반객과 정부 관계자, 가이드와 요리사 등 2천 명이 머물고 있다고 카트만두포스트는 전했다.

올해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2014년 산사태로 에베레스트에서 셰르파 16명이 한꺼번에 사망하고 2015년 4월 네팔 대지진으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만 산악인 19명이 사망하면서 2년간 에베레스트 등정이 중단된 여파가 크다.






지난해 봄 에베레스트 등정이 재개됐지만, 지진 피해 복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탓에 등정을 신청해 허가받은 인원은 예년에 못 미치는 289명에 그쳤다.

더구나 네팔 정부는 2015년 에베레스트 등정 허가를 받은 이들이 올해 봄 등반 시즌까지만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등정할 수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당시 지진으로 등정을 포기한 인원 가운데 여럿이 올해 다시 에베레스트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많은 인원이 몰리자 산악인들은 이른바 '병목현상'으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상 부근 좁은 경로에서 인파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추위와 산소 부족으로 안전에 큰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앙 체링 네팔 등반협회(NMA) 회장은 "안전하게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날은 해마다 평균적으로 사나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기상상태가 좋지 않으면 모든 등반가가 잠깐 날씨가 좋아지는 때에 한꺼번에 정상에 오르려고 하면서 정체가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등반팀을 이끌고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머무는 밍마 텐지 셰르파는 지난해에도 정상 부근 수직 빙벽인 '힐러리 스텝'에서 한 시간을 기다린 것을 포함해 정상에 오르는 데 계획보다 4시간이 더 걸렸다면서 이 때문에 그가 안내한 등반객 가운데 2명이 동상으로 발가락을 잃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에베레스트는 1953년 뉴질랜드 출신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가 네팔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4천여 명이 정상을 밟았다.

정상 정복 과정에서 숨진 등반가도 300명이 넘는다. 올해도 지난달 30일 스위스 등반가 우엘리 슈텍이 에베레스트로 오르는 새로운 루트를 만들려다 에베레스트와 주능선을 공유하는 눕체 산 절벽에서 숨졌다.

현재 등반로를 점검하는 네팔 현지인 등반팀은 해발 8천m 고도의 캠프4에 도착했으며 오는 10일까지 정상을 향하는 경로정비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등반가들은 이달 중순부터 정상 도전에 나서게 된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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