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마감 4초 전입니다" 투표 하러 달음박질(종합2보)

입력 2017-05-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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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마감 4초 전입니다" 투표 하러 달음박질(종합2보)

'타오르는 투표열기' 40m 늘어선 줄…'1등 투표' 하려고 텐트치고 밤 새워

투표 독려 겸 '로또' 응모 인증샷 찍는 시민들도

"경제 살리는 대통령, 정의로운 나라 만드는 대통령 되길"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19대 대선 사전투표의 뜨거운 열기는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식지 않고 꾸준히 이어졌다.

일부 시민은 간발의 차이로 투표를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마감 시간을 잘못 알고 느긋하게 왔다가 당황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 용산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사무원은 오후 6시가 되기 직전 "마감 4초 전입니다"라고 외쳤다.

이 소리를 들은 시민들은 투표소 앞으로 줄달음을 쳤다. 투표소에 정확히 6시 정각까지 도착해 줄을 서야만 투표를 할 수 있었다.

마감 시간 이후에도 십수명이 찾아왔지만 "끝났으니 내일 오세요"라는 안내를 듣고 아쉬워했다.

직장에서 온 최은비(25·여)씨는 "퇴근하고 곧바로 왔는데 (늦어서) 아쉽다. 내일도 출근하니 내일 와야 할 것 같다"며 "공정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대통령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회사원 김정호(60)씨는 "주소지가 광주여서 사전투표가 없었다면 투표 당일 지방에 내려가야 했다"라며 "이번 대선은 검증 기간은 짧았지만 충분히 검증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2천179명이 투표를 한 마포구 공덕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는 오후 6시가 되자 선거관리원들이 "와~" 하고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곧이어 경찰관 2명이 들어와 투표함을 차량으로 옮겼다. 선거참관인 2명과 선거사무원 2명도 동행했다. 투표함은 마포구 선거관리위원회로 갔다가 주소지별 분류를 거쳐 우편발송된다.

주부 이모(47)씨는 "원래 투표 참여를 잘 안 했는데 이번엔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나왔다"며 "아직 투표할 나이가 아닌 딸이 앞으로 살 세상을 위해 먼저 투표한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투표 마감 12분이 지나 도착한 회사원 이해진(51)씨는 "오후 8시까지인 줄 알고 왔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집이 가까우니 내일 다시 제시간에 찾아와 꼭 투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투표관리관 김영대씨는 "작년 총선 사전투표보다 갑절은 많이 참여한 것 같다"며 "올해는 어르신들이 사전 투표에 많이 오셨다"고 말했다.




이날 사전투표는 투표소가 문을 열기도 전 새벽부터 시민들이 몰려드는 등 높은 열기를 보였다. 연령별로도 20대부터 80∼9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투표소를 찾았다.

강남구 신사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투표 독려 생중계 방송을 한 30대 청년들도 있었다.

자영업자 김원재(37)씨와 프리랜서 전승민(31)씨는 "전국에서 1등으로 투표하고 싶어서 페이스북 친구끼리 나왔다"며 "2년 쓸 스마트폰도 며칠 밤 기다려서 사는데 5년 동안 대한민국과 우리 삶을 바꾸는 일에 하룻밤 정도는 새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역 투표소 '1호 투표자' 이인철(47)씨는 "선거날 지방에 갈 일이 있어 사전투표소를 찾았다"며 "그간 사정이 있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투표했는데 뿌듯하다"고 말했다.

89세 시어머니를 모시고 강북구 우이동 사전투표소에 나온 주부 이모(63)씨는 "어머님께서 꼭 투표에 참여하시고자 하는 마음이 크셔서 모시고 나왔다"며 "국민을 하나로 아우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도심 투표소는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몰려 줄이 40m에 이르고, 20∼30분씩 기다려야 간신히 투표할 수 있을 정도였다.

종로구청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인근 직장인 김아롱(30·여)씨는 "25분 기다려 투표했다"며 "투표 독려용으로 인증샷을 찍긴 했지만, 그럴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지인 대부분이 사전투표를 했다"고 전했다.

이봉녀(78·여)씨는 병원에 입원 중인데도 투표를 하러 동대문구 청량리동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이씨는 "나라가 어지러워 누구에게도 (희망을)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기권을 할 수는 없어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뒤 '인증샷'을 찍어 지인에게 보내거나 SNS에 올리는 유권자들도 많았다.

이전에는 '인증샷' 문화가 20대 전유물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연령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사전투표에 497만 902명이 참여해 투표율 11.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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