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줄이 왜 이리 길어"…인천공항 사전투표소 장사진

입력 2017-05-04 08:27   수정 2017-05-04 14:35

[사전투표] "줄이 왜 이리 길어"…인천공항 사전투표소 장사진

30분 넘게 기다려야…비행기 시간 탓 투표포기도




(영종도·서울=연합뉴스) 이승환 이재영 기자 = "줄이 왜 이렇게 길어"

사상 첫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4일 인천국제공항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은 투표소가 열리는 오전 6시 이전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이 장사진을 쳤다.

이날 인천공항 투표소를 찾은 사람들은 예상보다 긴 줄에 놀라는 눈치였다.

줄을 선 사람들 상당수는 비행기 출발시각을 지나치지 않을지 걱정됐는지 연신 시계를 들여다봤고 한 여행객은 출발시각이 가까웠는지 "이러다 새치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오전 7시 15분께는 한 무리 여행객이 투표를 포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부분은 30분이 훨씬 넘는 시간을 기다려 한 표를 행사하고 여행을 떠났다.

젊은 여행객들은 투표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지루함을 달랬다. 가이드북을 꺼내 여행지에서 갈 곳을 미리 살펴보는 이들도 있었다.

중국 출장을 떠나는 중소기업인 김종구(54)씨는 "지난 대선 때는 일이 바빠 투표를 못 했는데 이번에는 꼭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 비행기를 탈 때보다 1시간 앞서 공항에 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얼른 비행기를 타러가지 않아 섭섭한지 연신 부모를 연신 보챘다.

몇몇 아이들은 부모만 투표한 것이 샘이 났는지 자신도 투표하겠다고 떼를 쓰기도 했다.

초등학생 딸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이끌고 동남아시아로 여행가는 이모(36)씨는 "선거날 외국에 있어 미리 투표했다"면서 "다음 대통령은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맞아 동갑내기 친구와 일본여행을 간다는 윤상요(26)씨는 "두 후보를 놓고 고민 중인데 아직 결정을 못 했다"면서 "어떤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부정부패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 송영길 총괄본부장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씨는 인천공항에서 사전투표 캠페인을 벌였다.

이씨는 "한 명의 시민으로서 투표하는 다른 시민들을 응원하고자 왔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다음 대통령이 소통을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장은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상황을 점검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전투표 후 비행기 출발시각이 얼마 남지 않은 승객들에 대해서는 출국장을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정 사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더 많은 투표장비 설치를 요청했는데 장비가 부족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시간 탓에) 투표를 못 하시는 분들이 일부 생겨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공항 투표소에서는 오전 7시 30분 현재 764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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