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순회의장국 필리핀 두테르테와 전화통화서 협조요청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차 피력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안정 유지를 확고히 견지한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각국은 자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협상의 정확한 궤도로 돌아가길 촉구한다"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북한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둔 아세안이 중국의 북핵 해법구상인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적극 지지해달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아세안은 지난 주말 정상회의에 한반도 긴장 고조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하고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자제력 발휘를 촉구했다.
시 주석은 필리핀이 아세안 순회의장국이라는 고려해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이런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음 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대화·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 의지를 강조한 시 주석의 발언은 근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절한 상황이 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날 수도 있다고 발언한 것과 어우러져 주목된다.
특히 미중 양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기위해 일정 수준에서 '공조'하는 가운데 대립과 갈등 일변도의 한반도 정세에 대화 국면이 조성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3일 중국 외교부의 겅솽(耿爽)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일하게 현실적이고 올바른 방법"이라며 "중국은 유관 각국이 어서 빨리 대화를 회복하고, 현 정세를 해결 궤도로 올려놓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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