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산하의 의류업체 유니클로가 유럽 점포 수를 3년 내에 100개까지 늘려 유럽 토종의 세계적인 브랜드 자라(ZARA), H&M과 다시 전면전을 벌이게 된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올해 가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밀라노 등에 점포를 내고 프랑스에서는 보르드와 툴루즈 등 지방 거점도시에 출점하는 등 유럽지역 영업망 확대에 나선다. 현재 프랑스와 러시아 등 5개국에 50개인 유럽 점포망을 3년 내에 갑절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영국 진출 이후에 점포를 빠르게 늘렸지만 부진을 면하지 못한 채 유럽지역 점포 수를 4분의 1로 축소한 경험이 있다. 유럽 인터넷통신판매시장에서도 고전했다.
유니클로는 그 후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 중점을 둬왔다.
이번에 다시 유럽 점포망 확대에 나선 것은 유니클로가 강점인 기능성 의류에서 수요가 많다고 본 데다 그간 파리 등지의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충분히 키웠다고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시장 공략 없이는 성장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회장 겸 사장도 "성장 축은 여전히 해외"라고 강조한다.
실제 일본내 유니클로 사업은 고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2016년 8월 연간 결산시 매출이 8천억엔으로 전년보다 3% 늘어나는데 그쳤다. 일본 내 점포 수도 840점포 정도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너무 큰 만큼 시장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반영됐다. 해외사업은 2016년 8월 결산 때 연간 매출이 6천600억엔으로 성장은 계속하고 있지만 중국 사업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아울러 중국에 버금가는 거대시장인 미국에서는 사업 개혁을 단행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유럽 진출을 다시 강화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유니클로는 한동안은 2021년까지 매출 목표 5조엔(약 50조원)을 달성, 자라와 H&M을 따라잡겠다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목표를 2020년 3조엔으로 낮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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