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안희정·원희룡·김부겸·이재명·박원순 등 합리세력 끌어안기
통합방안 및 수권능력 인물 제시로 구체화…"문재인 이길 안철수 찍어달라"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 캠페인과 맞물려 지지율 상승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4일 개혁공동정부론을 다시 띄우며 '국민에 의한 단일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및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문재인을 이길 후보를 찍어달라"며 '걸어서 국민속으로 120시간'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 후보에게 "만약 문재인을 이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보수의 희망을 만드시는 게 목표라면 유승민 후보를 찍어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어 "유승민은 훌륭한 보수 후보다. 제가 당선되면 유 후보와 꼭 함께할 것이다.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해 가자고 꼭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TV토론 과정에서도 유 후보와 저는 경제 분야에 대해서 생각이 같음이 확인됐다"라며 "제가 집권하게 되면 유 후보에게 부탁해 경제 분야를 맡아 달라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경제부총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심 후보에 대해서도 "만약 진보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게 좋다는 분들은 심 후보를 찍어주세요. 심상정은 진보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1강 2중 2약' 체제로 굳어진 대선판에서 독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대역전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로 풀이된다.
문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자신에게 표를 결집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상 자신과 문 후보 간에 '국민에 의한 단일화' '국민에 의한 결선투표'를 해달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바른정당, 정의당의 인사까지 개혁공동정부에 포함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왔지만, 구체적으로 유 후보와 심 후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안 후보는 TV토론 등을 통해 유 후보의 공약 중 일부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특히 안 후보는 민주당 '잠룡'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을 비롯해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개혁공동정부에 참여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혀, 합리적 진보 및 보수세력을 포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안 후보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계파에 묶이지 않고 정말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개혁을 바라는 많은 사람이 함께 해야 된다고 믿는다"라며 "지금 50대 젊은 정치인 중에서는 정말로 능력 있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이들을 치켜세웠다.
이는 지난달 28일 개혁공동정부 대해 국회 추천 책임총리 및 민정수석실 폐지를 포함한 권력분산 방안 등 구체적인 구상을 밝힌 이후 개혁공동정부에 참여할 구체적인 인물군을 언급해 수권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40석에 불과한 제3당으로서 안정적인 국정운영 방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대결정치의 넘는 새로운 협치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 위한 포석이다.
여기에는 안 후보가 세 번째 TV토론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지지층 일부가 유 후보와 심 후보에게로 빠져나갔다는 자체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지지층이 진보와 보수에 걸친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탈한 진보층과 보수층 양측에게 구애한 셈이다.
더구나 안 후보가 이날부터 '걸어서 국민 속으로'를 기치로 유세차를 버리고 골목골목을 도보로 유세하는 캠페인에 나선 것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안 후보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안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통합과 개혁을 이룰 공동정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한 데 이어 이번에 공동정부가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해 참여해야 할 인물들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적대적 공생관계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 안 후보가 집권하면 합리적 진보와 보수를 포괄해 나라가 전진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면서 국민에 의한 단일화를 강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선거 전 연대 및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일절 없다"며 단호히 불가론 입장을 유지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단일화식 접근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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