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기업들이 최근 덴마크에서 해안 생태계 교란사태를 빚는 굴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섰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주중국 덴마크 대사관은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500t에 달하는 외래종 참굴이 급속히 번식해 덴마크 해변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해변을 뒤덮으며 토종 굴 번식을 위협하는 참굴이 단단한 껍질로 인해 일부러 채취하지 않는 한 왕성한 번식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고심 끝에 굴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문제 해결을 맡긴 것이다.
덴마크 당국과 과학자들은 당초 '굴 대란'을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참굴 채취를 종용했지만, 참굴을 선호하지 않는 식습관 때문에 국내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덴마크 대사관 게시 글에 "굴을 모조리 먹어 치워 '멸종'시켜버리겠다"는 등의 글로 적극 호응했다. 댓글만도 1만5천여 개에 이를 만큼 중국인들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중국 누리꾼의 관심이 커지자 상황을 살피던 중국기업들이 덴마크 굴 대란 해결 노력에 동참하고 나섰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라바바 그룹의 대변인은 배포한 성명에서 "덴마크의 굴을 적극적으로 수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天猫·Tmall)은 지난달 28일 덴마크 대사관을 방문해 굴 대란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티몰은 지난 30일 덴마크 대사관과 함께 중국 누리꾼에게 굴을 먹는 다양한 방법에 관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생중계했다.
중국 여행사인 유투어는 중국 누리꾼이 굴 대란의 피해를 본 덴마크의 작은 마을로 가서 굴을 시식할 수 있는 특별 미식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유투어는 웨이보에 게시한 글에서 '굴들의 습격'을 진압하는 덴마크를 돕자는 선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덴마크 대사관 측은 SCMP에 보낸 이메일에서 "식품 수입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 등 일부 중국 기업들로부터 매우 진지한 협조 요청을 받았다"며 중국의 음식 안전과 검역표준 획득 등 과정을 거쳐 굴을 수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음식 관련 글이 누리꾼의 관심을 끄는 것을 알지만, 이처럼 열광적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중국 누리꾼이 덴마크에 와서 최고의 것을 경험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즈옌에 따르면 중국인은 2015년 457만t의 굴을 소비했으며 전 세계 양식 굴의 80%가 중국에서 양식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2015년 미국 미시시피 강에서 아시아 잉어가 물길을 막은 채 민감 어종을 먹어치우자 티몰을 통해 8천㎏의 아시아 잉어를 소비한 적 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5/04//AKR20170504108000074_01_i.jpg)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