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항은 세계적인 항만이지만 선원들을 위한 복지시설은 낙제점 수준이다.
지난해 부산항을 찾은 선박은 컨테이너선 1만5천여 척, 일반화물선 5천여 척, 원양어선 1천100여 척, 수리선박 1천300여 척 등 2만2천여 척에 이른다.
선원 수는 어림잡아 40여만 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배에서 내려 짧게는 하루나 이틀, 길게는 몇 달씩 부산에 머문다.
하지만 이들이 묵을 수 있는 복지 시설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부산 남항선원회관에 외국인 어선원을 위한 원룸 형태의 숙소가 있으나 근해어선에 승선하는 30여명을 수용하는 데 불과하다.
부산신항에는 컨테이너선 선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선원회관이 있지만 숙식이 불가능하고 규모와 편의시설도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천, 광양 등 국내 다른 항만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객실 1천 개 규모에 다양한 식당, 수영장과 볼링장 등 편의시설, 의료시설, 교육훈련시설까지 갖춘 싱가포르나 홍콩 항에 견줘 열악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선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숙식을 해결하고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은 항만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이를 위해 부산에 싱가포르 등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선원회관을 짓는 계획이 추진된다.
선원노조 연합체인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부산항만공사는 오는 8일 부산시 중구 마린센터에서 '한국선원종합복지회관'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올해 전문기관 용역을 통해 선원회관 건립의 타당성, 입지와 규모, 소요 비용 등을 조사하고 내년에 기본설계에 착수한다.
회관 건립 비용은 국비로 조달할 계획이다.
2019년에 실시설계를 거쳐 착공하고 2012년에 준공할 예정이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4일 "수요 조사를 거쳐야 정확한 규모가 정해지겠지만 객실 수백개에 식당, 체력단련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원회관이 생겨 많은 외국인 선원이 머물면 새로운 관광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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