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피짓스피너' 열풍…진짜 집중력에 좋을까

입력 2017-05-04 16:32  

지구촌 '피짓스피너' 열풍…진짜 집중력에 좋을까

"ADHD 치료 장난감"…미국선 수업도구로 활용

전문가들 "학습도구로 인식해 사용지침 마련하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돌리는 손 장난감 '피짓스피너'가 최근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문방구나 부모들에게서 들리는 입소문대로 이 장난감이 아이들의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피짓 스피너를 포함한 '피짓 토이'는 최근 전 세계 어린이들의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피짓 토이란 피짓(fidget·꼼지락거리거나 만지작거리는 행동)이라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한 손에 쥐고, 반복적인 동작을 할 수 있는 손장난감을 말한다. 피짓 스피너나 피짓 큐브, 스트레스 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중 피짓 스피너는 손가락으로 장난감의 중앙 부분을 잡고 돌리는 장난감으로, 빠른 속도와 진동의 중독성으로 아이들은 물론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성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피짓 토이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는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퍼지면서 미국과 영국 등에서 학습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미국 미시간주(州) 마운트 플레전트의 한 초등학교에서 특수교육 교사로 일하는 멀리사 페리는 피짓 토이가 학생들의 주의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 이들 중 하나다.

페리는 스트레스 볼을 사용한 조지아주 6학년 학생들의 작문 평균 점수가 73%에서 83%까지 오르고, 특히 ADHD 학생들의 점수가 27%나 향상됐다는 사례를 들며 자신의 수업시간에 다양한 종류의 피짓 토이를 아이들에게 권한다.

그는 "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리거나 연필을 깎는 등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들에겐 집중을 도울 수 있는 감각 도구가 필요하다"며 "안경이 필요한 것처럼 피짓 토이가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에 반해 피짓 토이가 수업에 방해된다며 교실 내 사용을 금지하는 교사들도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파커에 있는 시에라 중학교의 과학교사인 코리 시카르는 최근 그의 교실에 피짓 토이를 들여오는 것을 금지했다.

그는 "피짓 스피너의 필요성은 아이들의 ADHD 증상을 개선하려는 욕구로부터 비롯됐다"며 "불행히도 이 장난감은 아이들이 보고, 들어야 하는 것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킨다. 또 (장난감의) 회전과 움직임이 다른 학생들이 집중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피짓 토이가 아이들이 꼭 가져야 하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면서 학교에서 절도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해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고 WP는 전했다.

일부에서는 피짓 토이를 장난감이 아닌 학습도구로 인식해 적절한 사용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신경발달장애연구소의 임상심리학자 줄리 슈바이처는 뭔가를 만지작거리는 행위가 10∼17살 아이들의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논문을 지난 2015년 '아동 신경심리학'(Child Neuropsychology)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ADHD를 앓는 학생들은 뭔가를 집중적으로 만지작거릴수록 주의력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일반적인 학생들은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슈바이처는 WP 인터뷰에서 피짓 토이의 효능을 아직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이 장난감이 어떻게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교사와 부모가 피짓 토이를 학습도구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피짓 토이가 수업 도구이지 장난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야 하고, 부모들 역시 아이들에게 피짓 토이를 어떻게, 왜 사용하는지 충분히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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