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가 한 차례 요청 거절…"미중 관계 개선에 남중국해 관심서 멀어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신경전이 첨예하게 펼쳐지던 남중국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비교적 '조용'해진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미국 선박이 진입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인공섬 인근 해역에 해군 선박을 진입시켜왔다.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으로 불리는 이 작전은 미군이 남중국해 외에도 통행권 분쟁 등이 있는 세계 각지에서 냉전 시대부터 진행해왔다.
최근 몇 년 새 중국이 인공섬을 군사 기지화하려는 움직임까지 확인되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 말기 1년 반 동안 최소 3차례 이상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들어 태평양사령부 등이 한 차례 작전 수행을 요청했으나 미 국방부가 승인하지 않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CNN에 작전을 승인하지 않은 것에는 이 작전이 중국이나 북한을 적대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도 일부 작용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남중국해 충돌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 항행 자유 작전이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며,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해왔다.
CNN은 "미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우선순위로 두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이가 개선되고, 이에 따라 남중국해 문제는 스포트라이트를 비껴갔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치노이 태평양국제정책위원회 연구원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많이 양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선 백악관 주인이 트럼프라는 것이 매우 기쁠 것"이라며 "반면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해주길 원했던 아시아 국가들은 전처럼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계산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미군이 정기적으로 항행 자유 작전을 이어가겠지만, 앞으로의 작전은 작전 즉시가 아니라 연례 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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