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중도·보수에 손길…文측 "탄핵찬성세력 안돼" 安측 "친문도 안돼"
"책임총리제" 한목소리…임명방식은 차이 '호남총리' vs '국회추천 총리'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홍지인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4일 나란히 차기 정부 협치 구상을 밝혔다.
누가 집권을 하든 국민통합을 최우선 목표로 해야 하는 데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경쟁하던 상대 진영과 어떻게 협치를 이뤄낼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문 후보는 '통합정부'를, 안 후보는 '공동 개혁정부'를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두 후보가 내놓은 카드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文-安, 모두 중도층에 손짓…책임총리제도 한목소리 = 우선 통합정부와 공동개혁정부의 공통점은 '합리적 진보·개혁적 보수'로 상징되는 중도층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다는 데 있다.
문 후보 측 통합정부 추진위원회 변재일 공동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진영을 망라해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른 당의 당적을 보유한 사람도 참여가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공동위원장 역시 YTN 라디오에 나와 "(다른 당의) 당적을 보유한 채로 정의에 동의하시는 분이라면 함께 일하겠다는 것이 문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바른정당까지 포함되느냐. 장관 리스트에 이런 분이 포함될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 측 역시 합리적 개혁세력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면서 '오픈 캐비닛'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당선되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꼭 함께할 것이다.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해 가자고 꼭 부탁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 대해서도 "만약 진보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게 좋다는 분들은 심 후보를 찍어주시라. 심상정은 진보의 자부심"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외연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책임총리제' 실현을 장담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문 후보 측 통합정부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주요 국정 사안의 최종 조정자·결정자로 국가기획과 전략적 의제에 전념하고 일상적 국정운영은 책임총리 등 내각이 담당토록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안 후보 역시 지난달 28일 개혁 공동정부 구상을 발표하면서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통해 국가개혁과제를 내각이 주도하도록 하겠다. 이는 헌법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文 '국민참여·호남총리' vs 安 '유능 정치세력 연대·국회추천 총리' =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구상에는 차이점도 적지 않다.
우선 문 후보의 경우 정치세력간 통합보다는 국민의 참여에 의한 국민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국민참여인사추천제' 도입과 함께 입법과 정책결정 과정에 국민의 참여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 참여를 다각도로 보장해야 계층과 지역을 초월한 통합정부에도 힘이 실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비해 안 후보는 '젊고 유능한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 후보와 심 후보 외에도 민주당 '잠룡'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을 비롯해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도 개혁공동정부에 참여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내각 구성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문 후보의 경우 대통령의 권한으로 '호남 총리'를 선임, '대탕평'의 원칙을 실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안 후보는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에 넘기는 '국회 추천 총리'를 약속했다.
정부 구성에 함께할 수 없는 세력을 규정하는 데에서도 양측은 대비된다.
문 후보 측은 '탄핵반대 세력'을 통합 대상에서 배제했다. 사실상 자유한국당과는 같이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은 셈이다.
안 후보는 측은 '탄핵반대 세력'에 더해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세력'도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도 "문재인, 홍준표 후보는 과거다. 다음 5년 내내 분열하고 갈등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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