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이번 주 증시의 최대 화두는 6년만의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
코스피는 무려 6년 만에 지루한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를 뚫고 장중·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모두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이 지수를 공표한 지 34년 만에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전대미답(前代未踏)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1.57포인트(0.97%) 오른 2,241.24에 마감했다.
2011년 5월 2일 세운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2,228.96)를 12.28포인트 차이로 경신하고 지금껏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2,240선마저 넘어섰다.
종가 기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역시 1천454조5천78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증시가 새 시대에 진입하게 된 것은 전 세계 경기 개선 전망 속에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내면서 기초체력이 탄탄해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한 데다 국내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불확실성 해소와 새 정부 정책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20일부터 4일까지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2조1천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이 최고치 돌파에 결정적이었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실적 개선 기대감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호재로 작용해 21일부터 8거래일째 올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국내 증시가 지정학적 위험과 저배당, 취약한 기업지배구조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할인)'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1983년 1월 4일 122.52로 첫발을 내디딘 코스피는 1989년 사상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하고서 여러차례 성장통을 겪었다.
개장 당시 3조4천90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현재 417배인 1천454조5천780억원으로 불어났다.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59억원에서 4조5천589억원으로 773배가 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수는 328개사에서 770개사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일부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으로 나머지 주식이 소외된 데다 저평가에 머물러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9.05%로, 2011년의 10.98%보다 대폭 높아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코스피는 4일 현재 13.2% 올랐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하면 코스피는 0.3% 상승에 그쳐 그야말로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2010년 1월 4일 코스피 종가를 100으로 보면 코스피는 132.13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110.85에 불과하다.
이 수치를 현재 지수로 단순환산하면 두 종목을 뺀 코스피는 1,880.28밖에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대형주에 투자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상승장의 흐름에서 소외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추가 상승 여지가 아직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9.53%로 주요 40개국 중시 중 15위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40개국 대표 지수의 평균 상승률(22.68%)보다 13.15%포인트나 낮다.
코스피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9.5배로 2011년 최고치 기록 당시 10.6배보다 낮아 가치평가 측면에서 재평가 여유가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회복, 기업 이익 개선, 물가 상승 등으로 새로운 주식의 시대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이런 시기는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 경기 회복이 선진국과 신흥국 전반에서 고루 나타나고 전 세계 투자자금도 주식으로 몰린다"며 "올해 코스피 전망치로 2,350을 제시했지만, 기업 실적개선 추세가 계속되면 상향 조정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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