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마킷 "시장 하강 국면"…고군분투 현대기아차 1∼4월 판매량 '후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자동차 시장의 재고량이 400만대에 달하면서 1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 등으로 지난 7년간 성장을 거듭해온 미국 시장이 하강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돼 판매 부진에 직면한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6일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Markit)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약 1천760만대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의 1천747만대를 넘어섰다. 저금리와 저유가가 유지된 덕분이다.
이처럼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린 미 자동차 시장은 올해 변곡점을 맞아 2024년까지 연간 10만∼50만대 수준의 판매량 감소를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극심한 경기 불황 등 최악의 경우에는 연간 판매량이 1천530만대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같은 시장 하강세를 부추기는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는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자동차 재고량이 지목됐다.
IHS마킷에 따르면 미국 내 자동차 재고량은 2015년 약 350만대에서 지난해 약 380만대까지 늘었다가 올해를 기점으로 400만대를 돌파했다.
최근 10년간 신차 판매를 위한 인센티브가 평균 약 3천500달러(약 397만원)로 최고 수준임에도 재고량이 최고치를 달성한 것은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관리에 문제가 있거나 시장 내 판매 부진이 점차 심화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 자동차 시장의 대기 수요는 총 175만대로, 재고량이 이를 모두 해소하고도 남기 때문에 성장세는 멈추고 2024년까지 판매량 감소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IHS마킷은 설명했다.
미국에서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소형 승용차의 부진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크로스오버차량(CUV)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소형 승용차는 저유가로 인한 타격이 큰 데다 미 정부의 연비 기준 상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을 기피하는 탓에 쇠퇴하는 추세다.
코트라 디트로이트무역관은 "최근 현대기아차[000270]가 미국에서 부진한 것은 소형 승용차의 판매 의존도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인기 있는 CUV의 비중은 적기 때문"이라며 "재고 누적과 같은 불안 요인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 미국판매법인의 1∼4월 누적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005380](제네시스 브랜드 제외)는 22만5천28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기아차는 18만1천88대로 10.7% 각각 감소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