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대사 "참전 16개국 도움으로 韓, 신흥 민주주의국가의 모델 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우리 한국인들은 오늘날 한국이 번영하고 민주적이며 자유로운 국가가 된 것이 여러분들의 희생 덕분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김형진 주(駐) 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는 4일 낮 브뤼셀 외곽의 대사관저에서 벨기에·룩셈부르크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용사 부부와 유족 100여 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이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16개 국가 가운데 미국, 캐나다, 터키 등 벨기에에 주재하는 11개국의 대사와 참전 16개국의 무관들도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갈색 양복 상의에 '벨기에 유엔군 사령부(BELGIUM UNITED NATION COMMAND)'라는 부대마크를 달고 갈색 베레모를 쓴 백발의 노병들은 한국이 전쟁의 참화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루고 민주화의 모범 국가로 성장한 데 대해 자부심이 가득해 보였다.
벨기에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1개 대대 병력(룩셈부르크 1개 소대 포함)을 편성, 1951년 1월 31일부터 1955년 7월 16일까지 5차에 걸쳐 연인원 3천498명을 파병했다. 또 파병 병력 가운데 106명이 전사하고 350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이들은 미군 제3사단 예하 영국 제29보병여단에 배속돼 임진강 전투, 학당리 전투 잣골 전투 등에 참여했다.
김 대사는 인사말에서 "한국민을 대표해서 여러분의 지원과 희생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김 대사는 참전 16개국을 일일이 열거한 뒤 "16개국의 도움 덕분에 오늘날의 한국이 됐다. 한국은 16개국의 도움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을 '신흥 민주주의 국가들이 본받아야 할 모델(A model for young democracies to copy)'이라고 평가한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하기도 했다.
또 김 대사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최근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 이런 도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화해, 통일을 지속해서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레이몽 베르 벨기에 참전협회장은 환영인사에서 "한국의 발전과 성공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벨기에와 한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51년부터 1년 반 동안 한국에 파병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참전용사는 한국전 당시 찍었던 흑백사진을 휴대전화에 담아와 참석자들에게 보여주며 당시를 회고했다.
참전용사들은 이날 행사에서 '아리랑'을 함께 부르면서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청춘을 불살랐던 과거를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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