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 가기 전에 투표부터…환자복 입고 투표
장애인 투표 불편 호소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19대 대선 사전투표 둘째 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서울 시내 사전투표소에는 투표 열기가 이어졌다.
첫날처럼 '1호 투표자'가 되려고 밤을 지샌 사람은 없었지만, 새 정부를 향한 각자 기대를 품고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 발걸음은 끊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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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모(46)씨는 병원 환자복을 입고 동대문구 청량리동 사전투표소에 나타났다.
홍씨는 "엊그제 몸이 안 좋아서 입원했는데 오늘은 좀 괜찮아서 잠시 외출했다"며 "환자복 입은 모습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쑥스럽기도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가까운 투표소에 들르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서울역에서 투표한 임산부 황선미(29)씨는 "남편과 제주도로 태교 여행을 갔다가 김포공항에 내렸는데 그곳엔 투표소가 없길래 서울역으로 와서 투표하는 것"이라며 "신혼부부가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으로 간다는 이경진(28)씨는 "인천공항 투표소가 북적인다고 하고 선거일에는 출근을 해야해서 미리 서울역에서 투표하려고 들렀다"며 "정직하고 깨끗한 대통령이 당선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도 시민들은 오전 6시부터 투표소 문을 두드렸다.
강남구 도곡1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 온 대학원생 주제문(29)씨는 "청년 실업이 남 일이 아니라 어린이날 휴일인데도 마냥 웃지 못한다"며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은 후보를 찍었다"고 밝혔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이 사전투표소에 시각장애인 남편 팔을 붙잡고 온 아내 김현선(52)씨는 "기표소 공간이 너무 좁아 남편이 불편해 보였다"며 "다음 주 대선일에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 2명, 생후 13개월 아들, 아내와 '투표 인증샷'을 찍던 임성중(40)씨는 "이렇게 딸린 식구가 많으니 이제 좋은 가장 노릇을 하고 싶다"며 "다음 대통령은 직장인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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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청파동 주민센터에는 투표가 시작된 오전 6시 정각에 9명이 줄을 섰다.
이날 청파동 첫 투표자인 김영길(69)씨는 "선거 당일에 일이 생겨서 투표를 못할까봐 오늘 하게 됐다"며 "(새 정부가) 모든 일을 잘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상호(44)씨는 "오늘 여행 가기 전 가족과 함께 들렀다. 선거 당일에 돌아오는데 만약 사전투표가 없었다면 하루 일찍 와야 했을 것"이라며 사전투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강북구 우이동 주민센터의 투표관리관 이정희(56)씨는 "어제보다는 아침에 투표하러 오시는 분들이 좀 적다"면서도 "투표장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져서 다행이다. 많은 주민이 계속 투표에 참여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 주변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전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택시기사 차원구(51)씨는 "근처에 승객 모셔드리고 투표소가 보여서 잠시 시간을 내 투표했다"며 "10년 넘게 택시 일을 했지만, 손님들이 이렇게 선거 얘기를 많이 하는 적도 드물었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은영(22)씨는 "친구들이랑 놀러 가기 전에 잠시 시간 내서 투표하고 나왔다. 어제 친구들 SNS에 투표 인증샷이 엄청나게 올라왔었는데 내 친구들이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았나 싶었다"며 웃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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