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난민 수송용으로 사용되는 중국산 고무보트의 공급을 막아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5일 중국망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 중인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난민 담당 집행위원은 전날 궈성쿤(郭聲琨) 중국 공안부장과 회담을 한 뒤 밀입국 브로커들이 사용하는 고무보트가 모두 중국산 제품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아브라모풀로스 집행위원은 "지중해 지역에서 밀입국 조직이 불법 난민 수송에 사용하는 고무보트들이 모두 중국의 한 지역에서 제조돼 한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가간 공동이익에 반해 이들 고무보트가 밀입국 업자들에게 넘어가 매우 위험한 도구로 변한다"며 "그래서 중국 당국에 조사를 거쳐 문제의 사업을 와해시켜주도록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 리비아, 시리아 등지의 상당수 난민은 밀입국 브로커들이 조직한 해상 루트를 통해 값싼 중국산 고무보트나 작은 목선으로 지중해를 건넌다. 이 과정에서 작년에만 3천800명이 해상에서 익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에선 가격이 10달러부터 시작되는 고무보트 판매 회사가 2천500곳이나 검색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위험한 탈출 시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북아프리카, 소아시아 지역에서 최소 100만 명의 난민이 지중해 해상루트를 통해 유럽으로 넘어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1∼10월간에는 이들 난민은 32만7천 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대부분 독일로 간 다음 스웨덴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앞으로 유럽 난민 문제에 개입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아브라모풀로스 위원은 자신과 궈 부장이 중국이 중동 난민과 이민자를 받아들일지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EU와 중국이 비자 간소화 협의와 함께 불법 이민 단속에 대한 공조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양측이 별다른 결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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