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여행 전 들뜬 마음에도…인천공항 1만9천명 사전투표(종합2보)

입력 2017-05-05 18:54   수정 2017-05-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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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여행 전 들뜬 마음에도…인천공항 1만9천명 사전투표(종합2보)

"아이 교육을 위해"·"본 투표율 높이려고" 이유도 가지각색

"얼른 비행기 타러 가자" 보채는 아이 달래며 한 표

(영종도·서울=연합뉴스) 이승환 이재영 기자 = 시민들은 여행을 앞둔 들뜬 마음에도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 사전투표소에서 4일과 5일 이틀간 이뤄진 사상 첫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총 1만8천978명으로 집계됐다.

애초 인천선거관리위원회가 예상한 인원보다 2천여명 많았다.

4일은 8천471명, 어린이날인 5일은 1만507명이 인천공항에서 투표했다.

사전투표가 사전투표를 '부르는' 모습이었다.

황금연휴를 맞아 홍콩으로 여행가는 신승찬(38)씨는 "사실 사전투표할 마음이 없었으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고 동참했다"면서 "사전투표가 아니었으면 이번 선거 때 투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와 여행을 떠나는 부모 유권자가 눈에 많이 띄었다.

부모들은 "빨리 비행기 타러 가자"는 아이들을 달래가며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한 표를 행사했다.

한 아버지는 유모차에 탄 아이가 연신 몸을 흔들며 떼를 쓰자 볼을 쓰다듬으며 "조금만 참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투표를 마치고 초등학생 딸과 '인증샷'을 찍던 윤모(42)씨는 "일본 후쿠오카로 2박 3일간 여행을 가기 때문에 대선일에도 투표할 수 있지만, 아이 교육에도 좋을 것 같아 일부러 사전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열기는 선관위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첫날 인천공항 투표소에 기표소 12개만 마련했다가 투표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준비 미흡'을 지적받자 둘째날 17개로 5개 늘렸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는 전체 투표율을 높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참여한 사람들도 있었다.

아내와 일본에 여행가는 이모(60)씨는 "대선일 전날 귀국한다"면서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본 투표도 많이 할 것으로 생각해 일부러 미리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인증사진을 여행길 첫 사진으로 택한 사람이 많이 보였다.

여행객들을 선관위가 설치한 아름다운 선거 홍보대사 배너 옆에서 포즈를 취하거나 줄 선 사람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손등이나 손바닥에 투표도장을 찍고 나오는 여행객도 많았다.

공항 투표소라는 특성을 고려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점은 앞으로 선거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큰 여행용 가방을 지닌 사람이 많았지만 이를 따로 보관할 장소는 없었다.

이 탓에 여행객들 대부분은 일행끼리 번갈아 짐을 맡아주며 투표를 하거나 좁은 투표소에서 캐리어를 끌고 다니느라 고생했다.

친구와 일본여행을 떠나는 김모(29)씨는 "전반적으로 투표소가 어수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체계적으로 관리됐으면 더 수월하게 투표가 이뤄졌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지은(22)씨도 "줄 서는 동안이라도 가방을 보관할 곳이 필요하다"면서 "유권자를 위해 더 편의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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