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화난 중국…김일성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맹비난

입력 2017-05-05 13:06  

북한에 화난 중국…김일성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맹비난

"그동안 중국 지켜줬으니 북한에 감사하라?…적반하장"

"김일성 때문에 6.25 전쟁 발발해 수십만 중국군 죽었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한이 지난 3일 관영 매체를 통해 중국을 직접 겨냥해 고강도 비난을 쏟아붓자 중국도 관영 매체들을 총동원해 연일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외적인 외교 관계를 고려해 북한에 대한 비판의 톤을 조절하고 있으나 관영 매체들은 북한이 가장 숭배하는 김일성까지 대놓고 비난하는 등 북한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해외판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俠客島)는 지난 4일 오후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중국 비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는 제하의 평론에서 "중국은 조선중앙통신의 글에 대해 북한과 논쟁하고 싶지 않지만 할 말이 있다"고 밝혔다.

협객도는 "북한이 북·중 관계가 악화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다"면서 "비이성적인 인간처럼 핵을 반대하면 적이고 지지하면 벗이라고 하는데 이런 시각에서 보면 북한은 이미 벗이 하나도 없고 전 세계가 다 북한의 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70년 동안 반미의 교두보로서 중국 대륙의 안보를 지켜왔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고 북한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면서 "이는 북·중 관계와 동북아 지역 관계에 대한 적반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매체는 "김일성이 한반도를 통일시키려고 하지 않았다면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몇십만 명의 중국 지원군이 북한에서 죽었고 20년에 걸친 미·중 냉전을 초래했으며 심지어 양안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다 북한의 고집이 가져온 피해다"고 강조했다.


협객도는 "중국의 핵심 이익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인데 북한이 중국의 이익을 완전히 무시해 버린 것 같고 중국이 이익을 지키는 행위를 북한에 대한 무모한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조선중앙통신의 글은 북·중간의 이익 갈등을 드러냈으며 글 마지막 부분의 경고적 표현은 거의 북·중 관계의 결렬을 선고함과 다름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중국의 중재가 없으면 북·미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며 심지어 미국이 무력을 통해 북핵을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지금 북한이 '우호-정상-대항'의 길을 따라 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북한이 끊임없이 핵·미사일 시험을 감행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를 임계점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에 직면한 북한은 중국의 중재 외교 덕분에 일정 부분 외교 공간이 생겼으니 북한이야말로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객도는 "북한이 자신의 안위를 핵무기와 함께 묶는 것은 절대적인 불안을 초래한다"면서 "1972년 미·중 관계의 완화는 한국전쟁에 대한 화해라고 볼 수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대항적인 사고방식 속에 자승자박하고 있으며 중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북·중 관계는 이미 전통적인 우호 관계 시기를 지났고 새로운 양국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가 간의 친선은 공통된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놀랍게도 북한은 자신이 중국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북한에 있어서 중국은 공기와 같아 있을 때는 감지되지 않지만 없을 때는 치명적이다"면서 "북한의 언론이 중국의 감정을 많이 상하게 했지만 중국이 실망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북한은 핵 포기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김철'이라는 개인 명의로 게재한 '조중(북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중 관계의 '붉은 선'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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