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약사 직원에 CCTV 메인뉴스 시청 의무화 논란

입력 2017-05-05 13:42  

中 제약사 직원에 CCTV 메인뉴스 시청 의무화 논란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한 제약사가 직원들에게 중국중앙(CC)TV의 메인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를 의무적으로 시청토록 하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논란을 빚고 있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의 칭양(淸陽)의약과기공사가 "적시에 제약업 정보와 동향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달부터 전 직원에게 수당 지급과 함께 신원롄보를 반드시 시청한 뒤 그 소감과 아이디어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중국청년망이 5일 보도했다.

이유 없이 신원롄보 시청에 빠지면 벌금으로 100위안(약 1만6천500원)을 내야 한다.

지시를 내린 회사 대표는 "장군이 되고 싶지 않은 병사는 좋은 병사가 아니다"며 "여러 성공한 기업인들도 신원롄보를 빠짐없이 시청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속 이 뉴스 프로그램을 보면 슝안(雄安)신구 투자의 기회도 놓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원롄보는 매일 오후 7시 CCTV 1채널에서 국가지도자의 동정과 주요 정책사안 등을 주로 내보내는 뉴스프로그램으로 각 지역 위성방송들이 이를 의무적으로 송출해야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지난달 말 처음 이 지시가 내려왔을 때 직원들 대부분은 영문을 몰랐으나 점차 새 규정에 따르고 있다. 한 신입직원은 "모두들 새 규정이 확실히 별나다고 생각했지만 회사 대표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사무실내 칠판에 신원롄보 시청의 장점을 열거해 써놓기도 하고 곳곳에 신원롄보 내용의 요점과 해설을 붙여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직원 2명이 신원롄보 시청 결석으로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들이 낸 벌금은 앞으로 직원들의 활동경비로 쓰이게 된다.

회사 담당자는 "벌금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신원롄보를 보면 가치있는 정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네티즌들은 "노동법 위반 행위", "노예근성의 소치", "짝퉁 약 파는 회사 아닌가", "신원롄보의 공신력이 어느 정도인지 다 안다", "사기 치는 방법을 배울 것"이라는 반응들을 쏟아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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