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지난해 한국 국민이 마신 커피는 총 250억 잔이 넘는다. 1인당 연간 약 500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국내 커피 시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커졌을 만큼 한국인의 '커피 사랑'이 뜨겁다.
시간이 가면서 커피를 마시는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용량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 인스턴트커피는 종이컵 용량이 '대세'
이른바 '봉지커피'로 불리는 인스턴트커피는 종이컵에 타 먹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일반적인 종이컵 용량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커피믹스에 이어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처음에는 머그잔이 기준이었으나 점차 종이컵 용량으로 '대세'가 바뀌고 있다.
동서식품의 인스턴트 원두커피 브랜드 카누는 2011년 1개당 중량이 1.6g으로 출시됐다.
이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원두커피를 마시는 머그잔 크기에 맞춘 것이었다.
그러나 동서식품의 소비자 조사 결과, 카누 레귤러 제품 1개를 2회 이상 나눠서 마시는 이들이 많았다. 소용량 제품 출시 건의도 이어졌다.
이에 동서식품은 2012년 일반적인 종이컵 용량에 맞춘 카누 미니를 선보였다.
익숙한 용량의 제품은 곧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012년 카누 레귤러와 카누 미니의 매출 구성비는 97%와 3%였으나 이후 카누 미니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카누 미니 비중은 2013년 42%로 커졌고, 2014년에는 55%로 카누 레귤러를 역전했다.
지난해에는 카누 레귤러와 미니가 각각 30%, 70%로 집계됐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 미니는 레귤러를 보완하는 제품으로 출시했으나 이제 미니가 주력 상품이 됐다"며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미니 출시로 전체 카누 매출의 증가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은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AC닐슨 기준으로 1천159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1천633억 원으로 2년 만에 40.9% 성장했다.
브랜드별로는 동서식품 카누가 지난해 기준 약 84%의 시장점유율로 1위였다. 이어 네슬레 크레마, 남양유업 루카스 나인, 이디야 비니스트 등이 경쟁하고 있다.
◇ 커피전문점·컵커피는 대용량 인기
주로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즐기는 인스턴트커피와 달리 외부에서 많이 마시는 커피전문점 커피나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컵 커피류는 대용량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크기는 일반적인 콜라나 사이다병 용량(355㎖)에 가깝다.
스타벅스는 쇼트(237㎖), 톨(355㎖), 그란데(473㎖), 벤티(592㎖) 등 네 가지 용량을 판매한다.
여전히 톨 사이즈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지만, 과거에 비하면 비중이 다소 줄었다.
한때 톨 사이즈 판매 비중이 80~90% 선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60% 선까지 줄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톨 사이즈 판매 비중은 61% 수준이며, 그란데(26%)와 벤티(5%) 등 대용량 제품 판매 비중이 30%를 웃돈다. 가장 작은 용량인 숏은 8% 수준이다.
엔제리너스와 마노핀 등은 1ℓ 커피를 내놓는 등 대용량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커피음료 시장에서도 대용량 제품이 인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이어 최근에는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이 중시되는 분위기다.
캔커피와 컵 커피도 과거에는 200㎖ 정도 용량 제품이 많았으나 대용량 제품이 속속 나오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대용량 커피음료 시장은 지난해 약 1천억원 규모를 넘어 전년보다 5배가량 급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가 유행하면서 들고 다니면서 마실 수 있는 커피의 경우 대용량 바람이 불고 있다"며 "타 먹는 커피와 달리 커피음료 용량은 점점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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