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해' 남방큰돌고래 야생방류 "이번엔 금등이·대포다"

입력 2017-05-07 07:00  

'자유를 향해' 남방큰돌고래 야생방류 "이번엔 금등이·대포다"

고향으로 돌아간 제돌이 등 새끼 출산 등 100% 야생 적응

"먹이사냥 본능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방류 성공 낙관"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남방큰돌고래 야생방류 프로젝트가 또다시 시작됐다.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그 주인공이다.

남방큰돌고래의 방류는 우리 사회에서 전시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동물도 인간과 함께 엄연히 존중받아야 할 자연 공동체임을 깨닫게 해준다.

지난 2차례의 방류사업으로 제주 고향바다로 돌아간 돌고래들의 야생 적응기와 금등이와 대포의 방류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아본다.





◇ 야생방류 프로젝트 100% 성공

"자유란 인간이든 동물에게든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어떤 가혹한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무조건 성취하는 게 자유다."

4년 전 제돌이의 방류행사 당시 최재천 제돌이 방류시민위원회 위원장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불법 포획된 돌고래의 방류사업을 벌인 감격스러운 순간에 이같이 말했다.

사람에게 붙잡혀 자유를 잃은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등 5마리의 남방큰돌고래들은 2013∼2015년 3년에 걸쳐 고향 바다인 제주로 돌아갔다.

남방큰돌고래들은 그동안 대법원 상고로 이어진 국내 최초의 돌고래 소송과 적잖은 방류 비용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 건강 문제 등 숱한 화재를 남겼고 많은 아픔을 겪기도 했다.





대법원에 의해 최종 몰수판결이 나올 때까지 산채로 붙잡힌 남방큰돌고래 11마리 중 친구 6마리가 목숨을 잃었고 5마리만 살아남아 자유를 쟁취한 것.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는 불법포획된 지 각각 1천540일, 1천487일, 1천137일 만에, 태산이와 복순이는 2천203일, 2천258일 만이었다.

제주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들은 잘살고 있을까?

짝을 지어 각기 다른 시기에 방류된 돌고래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문제없이 야생 무리에 합류했다. 이들은 짧게는 4일, 길게는 16일 만에 많은 무리와 함께 어울려 헤엄치는 모습을 보여줘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

법정에서 '돌고래들을 풀어주면 자연에 적응하지 못해 죽을 수 있다'던 공연업체 대표의 주장이 틀렸음을 몸으로 입증해냈다.

돌고래들은 야생에서 능숙하게 사냥을 했고, 하룻밤 사이 100㎞를 이동하는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했다.





가끔은 5∼6마리 무리 속에, 때로는 100여 마리의 대형 무리와 함께 시원한 군무를 펼치는 등 빠르게 유영하는 다른 개체의 속도에도 뒤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반가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암컷인 삼팔이와 춘삼이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방류된 돌고래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의미가 매우 컸다.

1m도 채 안 되는 작은 크기의 새끼 돌고래와 함께 헤엄치는 삼팔이와 춘삼이의 모습은 '어미-새끼 유영자세'(mother-calf position)의 전형이었다.

삼팔이와 춘삼이의 출산은 2013년부터 이어진 '남방큰돌고래 야생방류 프로젝트의 100% 성공'을 의미했다.

국제보호종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개체 수 회복과 해양생태계 보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금등이·대포 자연 방류 어떻게







이번에는 금등이와 대포의 차례다.

서울시와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서울대공원에 남아있던 수컷 남방큰돌고래인 금등이와 대포를 고향 제주 바다에 자연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금등이는 제주 한경면 금등리 앞바다에서, 대포는 제주 중문 대포동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1999년과 2002년 각각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반입됐다.

이들은 오는 22일 제주로 옮겨져 2달 가까이 자연적응 훈련을 받은 뒤 7월 중 야생 바다로 방류된다.

방류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앞서 서울대공원에 있던 제돌이와 태산이 복순이이가 제주로 이동하는 과정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충격을 최대한 줄이도록 제작된 무진동 차량과 특별 전세기를 번갈아 타며 서울대공원에서 제주까지 8시간 가까이 무려 550여㎞를 이동했다.

이어 제주 연안 바다에 만들어진 가두리 양식장으로 옮겨져 냉동 고등어가 아닌 활어를 잡아먹는 먹이 훈련과 야생 개체군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 않고 무리에 잘 합류하기 위한 교감 훈련 등 다양한 자연적응 훈련을 받았다.







1차 방류 당시 제돌이 등은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 임시 가두리 양식장과 제주시 김녕리 가두리 양식장에서 2∼3달, 2차 방류인 복순이와 태산이의 경우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2달 가까이 생활한 뒤 방류됐다.

2차례의 방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순조롭게 방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방류작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태풍'이다.

지난 1904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345개 중 5월 2차례, 6월 23차례, 7월 105차례, 8월 125차례, 9월 80차례, 10월 10차례 등 5∼10월에 집중됐다.

최근 들어 거듭 위력이 세지는 태풍이 제주에 직접 불어닥친다면 가두리 시설이 훼손돼 자칫 돌고래가 가두리 그물에 감겨 폐사할 수도 있다.

1, 2차 방류 당시 방류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김병엽 제주대학교 교수는 "민·관 방류위윈회 구성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 두 차례 경험을 바탕으로 방법을 간소화하면서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며 방류 성공을 낙관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금등이와 대포가 살아있는 생선을 잡아먹는 야생에서의 먹이사냥 본능을 되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j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