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에 3타차 3위…작년 준우승 이수민은 4타차 4위
최상호, 62세4개월2일 최고령 컷 통과 신기록
(성남=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프로골프 GS 칼텍스 매경오픈은 지난 35년 동안 한 번도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없다.
디펜딩 챔피언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작년 우승자 박상현이 대회 사상 첫 2연패에 녹색 신호등을 켰다.
박상현은 5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를 엮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전날 68타에 이어 이틀 연속 순조롭게 타수를 줄인 박상현은 2라운드 합계 8언더파 134타로 선두 완나스리찬 라타논(태국)에 3타 뒤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상현은 "어제보다 샷 감각은 떨어졌지만 퍼트는 오늘이 나았기에 스코어가 좋았다"면서 "어제는 사실 대회 2연패에 대한 생각도 있어서 긴장감도 없지 않았는데 오늘 경기를 잘 풀려서 부담도 덜었다"고 말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3번홀까지 3타를 줄인 박상현은 4번홀(파5)에서 10m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8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친 뒤 5m 파퍼트에도 실패한 박상현은 9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잡아 기분 좋게 2라운드를 마쳤다.
박상현은 "최근 3주 동안 퍼트 감각이 좋지 않아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연희 감독에게 응급 레슨을 받고 퍼트 연습을 한 게 효과를 봤다"고 털어놨다.
박상현은 남서울 골프장 전문가다. 남서울 골프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태국 선수들이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데 대해 "남서울 그린이 원래대로 빨라지면 달라질 것"이라면서 슬며시 미소를 흘렸다.
살인적인 빠르기로 악명 높은 남서울 골프장 그린은 1라운드에 이어 이날까지도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3, 4라운드부터는 더 단단해지고 빨라질 것이라고 경기위원회는 예고했다.
지난해 박상현과 연장 혈투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던 이수민도 선두에 4타차, 박상현에 1타차 4위로 올라서 설욕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성적표를 적어낸 이수민은 "나도 코스를 잘 알고 있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작년에는 2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수민 역시 "평소 알던 남서울 골프장 그린과 달리 스피드가 느렸지만 3, 4라운드는 분명히 더 빨라질 것"이라며 빨라질 그린에 대비한 연습을 하고 3라운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첫날 1, 2위를 꿰찬 태국 선수 2명은 2라운드에서도 1, 2위를 지켰다.
이날 5개의 버디를 뽑아내 5타를 줄인 완나스리찬은 중간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이틀 연속 순위표 맨 윗자리에 올랐다.
아시아투어 2부투어에서 한번 우승했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아시아투어에서 시드 유지에 급급한 완나스리찬은 외국 선수 우승을 좀체 허용하지 않는 매경오픈에서 이틀 연속 선전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3월 만 18세 생일을 지낸 신예 콩왓파이 파차라(태국)는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쳐 완나스리찬에 2타차 2위(9언더파 133타)를 달렸다.
이 대회에서 한국프로골프 국내 투어 최다승(43승)과 최고령 우승(50세4개월25일)에 최고령 컷 통과(60세4개월11일) 기록을 모두 세운 최상호는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2오버파 144타로 컷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최상호는 2015년 이곳에서 세운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2년 만에 62세4개월2일로 갈아치웠다.
최상호는 "다들 잘했다고 칭찬해주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면 오랫동안 선수로 뛸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인기 가수 이승철 씨를 일일 캐디로 기용해 눈길을 끈 양용은은 이날 2타를 더 잃어 3오버파 145타로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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