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이후 4년 간 주요 지방 성장에 '우주항공 4인방'을 중용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5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이 2012년 말 집권한 후 마싱루이(馬興瑞·57) 광둥(廣東)성장과 쉬다저(許達哲) 후난(湖南)성장, 천추파(陳求發) 랴오닝(遼寧)성장, 위안자쥔(袁家軍·55) 저장(浙江)대리성장 등 우주계 4인방이 성장급에 선임됐다.
이들 4인방은 5년 전까지 로켓과 위성, 미사일 생산을 통해 중국의 우주 개척 사업을 주도하는 국유기업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TC)나, 우주 개척 사업을 책임지는 국가항천국(CNSA)에서 근무했다.
이는 과거 지방 성장이 주로 현지 정부에서 근무한 간부나, 정부 부처 수장에서 뽑힌 것과 대조적이다.
시 주석이 우주계 4인방을 중용한 것은 이들이 상하이방(上海幇)이나 퇀파이(團派·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정치 파벌) 등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은 중립적 배경의 새로운 인재인 데다, 항공우주산업이 당 선전에서 중요한 부분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공우주 정신'이 '대장정 정신'과 '옌안(延安·공산혁명 성지) 정신'처럼 애국과 헌신의 상징이 됐다는 얘기다.
이러한 사상적 중요성이 부각된 분야는 석유산업을 제외하고 항공우주산업이 처음이다.
쉬샤오옌(徐小岩) 전 인민해방군 중장은 이들처럼 파벌 정치로부터 중립적인 점이 중국 간부들 사이에서는 보기 드물다며, 현 지도부가 이에 대해 매우 큰 가치를 부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우주 관련 사업을 위해 정확한 자료를 중시해 신뢰성이 높은 점도 중용 이유로 꼽힌다. 천 성장은 지난 1월 연례 업무보고 때 전임자와 부하들이 2011∼2014년 중앙정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기 위해 허위 수치를 이용해 경제통계를 조작했다고 비판했다.
천 성장은 취임 첫해인 2015년 성의 체면이 깎이더라도 경제 자료를 정확하게 밝힐 것이라고 약속했고, 그해 성 성장률이 중국 내 최저치인 3%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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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연구자인 바오웨이민(包爲民) CASTC 과학기술위원회 주임은 일부 CASTC 출신 인사가 최근 몇 년 간 성장이 된 것이 CASTC의 원칙과 관련됐다고 본다며 "우리는 장부를 조작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조작하면 위성과 로켓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 성장의 오랜 부하 직원이던 바오 주임은 마 성장이 CASTC에서 한해 100만 위안(약 1억6천500만 원)을 쉽게 벌 수 있었지만, 성장으로서 20만 위안(3천300만 원)도 못 번다고 지적했다. 우주 분야에서 매우 뛰어났던 4인방이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는 얘기다.
광둥성 공무원들도 마 성장이 결단력 있으며, 결정이 나면 빠르면서도 어설프지 않게 실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4인방의 능력이 지방 정치에서 제대로 발휘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항(北航)대 쉬스제 미사일 전문가는 4인방이 CASTC 관리자였을 때 자신의 의견을 고수했지만, 지방 정부에서는 일이 더 정교하므로 집단 결정이 더 존중돼야 한다며 4인방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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