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앞두고 英-EU 설전 멈추지 않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본격적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앞두고 영국과 EU 집행위원회 사이에 치열한 설전이 멈추지 않고 있다.
브렉시트 협상 영국 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은 4일(현지시간) 밤 영국 BBC 토론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 이른바 '이혼합의금' 청구서가 1천억유로가 될 수 있다는 보도를 거론하고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분명한 건 EU 집행위가 영국민을 협박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영국민은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고, 정부는 영국민이 협박받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총리가 자신의 주장을 얘기했고, 그렇게 하는 게 옳았다"며 총리를 두둔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4일 총리 집무실 앞에서 6·8 조기총선 선거운동 개시를 공식 선언하는 연설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꺼내고 "영국에 대한 위협이 유럽 정치인들과 관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며 "이런 모든 행위는 6월 8일 열리는 총선 결과에 영향을 주려고 고의로 시기가 맞춰졌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최근 유럽 언론들에서 나온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발언들을 겨냥한 비난이라고 영국 언론들은 풀이했다.
독일 일간 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융커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런던 총리 집무실에서 메이 총리와 회동 후 "(협상 타결 가능성에서) 이전보다 10배는 더 회의적인 상태로 다우닝가10(총리 집무실)을 떠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융커 위원장이 이튿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메이 총리와 대화 내용을 전하며 메이가 "다른 은하계에 있다"고 말했다고 FAZ는 덧붙였다.
그 다음 날 메르켈 총리는 연방의회에서 "영국 일부 국민은 여전히 환상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시간 낭비"라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대해 데이비스 대표는 EU 집행위 측의 "고의로 오도하는 설명"이 있었다며 EU 집행위를 비난했다.
데이비스 대표의 이날 발언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자제를 호소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투스크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련된 질문을 받자 "시작도 하기 전에 논쟁을 시작한다면 이 협상을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에) 성공하려면 분별력 있고, 신중해야 하며 상호 존중과 최대한의 선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