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암살하겠다" 글 올라와…일각선 박 前대통령 '커터칼 피습' 언급도
실무팀 준비 '전전긍긍'…원거리 경호 강화하며 시간·형식 조율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5일 마감된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26%를 넘어섬에 따라 6일 홍익대 앞에서 '프리허그' 행사를 하기로 했다.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정이지만, 막상 문 후보를 경호해야 하는 실무진에는 비상이 걸렸다. 프리허그 도중 문 후보에게 위해가 가해질 경우 이를 막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온라인 게시판에는 '(문 후보를) 암살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선대위는 구체적인 경호 방안과 행사 시간·형식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후보는 지난 3일 사전투표 독려 기자회견에서"투표율이 25%를 넘기면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는 사전투표 마감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전투표 26% 달성! 두려운 마음으로 약속을 지키겠다"며 "오늘 사전투표가 투표율 26%, 투표자 1천100만 명을 넘기고 끝났다. 역대 최고의 투표율, 투표자수로, 국민들의 투표열기에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내일 홍대에서 만나 뵙겠다"며 "국민 여러분과 뜨겁게 포옹하겠다. 5월 9일 투표를 향해 함께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은 "애초 6일 오후 홍대 앞에서 열리는 음악인들의 투표참여 독려 거리 공연에 문 후보가 참석할 계획이었다"며 "이곳에서 프리허그도 함께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의 프리허그 소식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번져 나가면서 화제가 됐다.
이날 한때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프리허그'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선대위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경호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가 체력적으로도 소화하기 어려운 일정임은 물론, 무엇보다 문 후보의 안전이 문제"라며 "불특정 다수와 끊임없이 스킨십을 하는 일정이어서 불안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신촌 유세 도중 '커터칼 피습'을 당한 일까지 연상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익명의 네티즌이 "내일 그 XX 프리허그 하면서 암살할 거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처럼 우려가 커지면서 실무진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전이 걸린 문제여서 고민이 된다. 솔직히 난감한 상황"이라며 "약속했으니 취소할 수는 없다. 시민들의 상식을 믿고서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허그 행사의 성격상 근접경호는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대신 원거리 경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마 동안 프리허그를 할지, 얼마나 많은 사람과 할지 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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