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8년째 국제 채권단의 구제 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그리스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2.0%로 하향할 전망이다.
EU 관계자는 5일 독일 DPA통신에 "EU 집행위원회가 그리스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당초 2.7%에서 2.0%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주에 EU 회원국의 거시 경제 실적과 새로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스 성장률 전망 하향은 그리스 3차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을 둘러싼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의 협상이 지연되며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그리스 정부는 3차 구제금융 분할금을 받기 위한 선행 조건인 추가 개혁 조치를 놓고 EU,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과 약 6개월 동안 줄다리기를 벌이던 끝에 지난 2일 협상을 타결지었다.
그리스는 채권단의 압박 속에 2019년과 2020년에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약 2% 규모인 36억유로(약 4조4천4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 절감, 허리띠를 더 졸라매기로 하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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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그리스는 연금이 추가 삭감 되고, 세수 기반이 확대돼 일반 시민들의 세금 부담이 커진다. 그리스 정부는 이와 함께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에너지 시장 개방 요구도 수용했다.
한편, EU가 그리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린 것은 국제 채권단과의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그리스 의회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스 의회가 채권단과의 합의안을 이달 중순까지 통과시켜야 EU는 오는 22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합의안을 승인, 그리스 정부에 3차 구제금융 분할금을 지급하게 된다.
그리스는 오는 7월 유럽중앙은행(EBC)에 70억 유로(약 8조6천300억 원)를 갚아야 해 EU에서 3차 구제금융 분할금을 지급받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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