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방패' 내세운 석유 절도 멕시코 갱단 군과 교전…21명 사상

입력 2017-05-06 00:37  

'인간방패' 내세운 석유 절도 멕시코 갱단 군과 교전…21명 사상

군인 등 10명 사망…석유 절도 위해 송유관에 뚫어놓은 구멍 5천574개 발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송유관의 석유를 훔쳐온 범죄 조직원들이 마을 주민을 인간방패 삼아 군과 교전을 벌이면서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라 호르나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 주 팔마리토에서 두 차례의 총격전이 벌어졌다.

첫 총격전은 오후 8시 15분께 석유 절도 신고를 받은 군인들이 조사를 위해 현장에 도착한 뒤 발생했다.

갱단은 군인들을 기습 공격한 뒤 군인들의 대응 사격을 막기 위해 여성과 아이 등 주민들을 인간방패로 삼았다.

국방부는 "갱단원들이 기습 공격을 한 뒤 마을 주민들 뒤로 숨은 상황을 판단해 군인들이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첫 번째 공격으로 군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군이 총격 이후 증원군을 요청함에 따라 현장에 1천 명의 군인과 경찰이 급파됐다.

이후 오후 10시께 다시 인근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군인들이 총격 현장 인근을 순찰하던 중 조우한 갱단원들이 먼저 발포하면서 2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두 차례의 총격전에서 군인 4명을 비롯해 갱단원 6명이 숨졌다. 군인 10명과 갱단원 1명이 다쳤다. 미성년자 2명을 포함한 14명의 갱단원이 체포됐다.

군 관계자는 갱단원들이 보유한 5대의 트럭 중 3대의 트럭이 고성능 총 등으로 중무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팔마리토 주민들은 다음 날 푸에블라와 코르도바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막은 채 무고한 한 여성이 총격 도중 사망했다고 항의하며 교전 중 체포된 주민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멕시코에서는 갱단과 연계된 이들이 송유관에서 몰래 훔친 석유를 도롯가에서 플라스틱 통에 넣어 일선 주유소보다 싸게 파는 것을 흔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국영 석유기업인 페멕스가 더는 공식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2015년 기준으로 절도범들이 석유를 빼돌리기 위해 송유관에 뚫어 놓은 구멍이 5천574개에 달한다. 이런 석유 절도로 연간 15억 달러의(약 1조7천억 원) 손실을 보는 것으로 페멕스는 추산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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