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전 비올라 후보자에 이어 2연속 자진사퇴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육군 장관이 이슬람과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질 시비에 휘말려 또 낙마했다.
마크 그린 육군장관 후보자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나를 겨냥한 사실이 아닌 오도된 공격"을 이유로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공직에 바친 삶과 기독교적 믿음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잘못 묘사되고 있다"며 "이러한 잘못된 공격은 육군의 요구나 나의 복무 자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테네시 주 상원의원이자 이라크전에 참전한 퇴역 군인인 그린 후보자는 지난해 9월 한 공립학교에서 한 강연에서 '이슬람교도에 대한 교화'를 촉구하고 과거 이슬람 세력의 콘스탄티노플 침공을 거론하며 "이슬람교도 무리"라는 표현을 써 구설에 올랐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그린 후보자가 이 외에도 "교과서로 이슬람 중심인물을 가르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슬람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며 육군장관 임명을 반대했다.
또 그는 작년 가을 "정신과 의사들을 여론조사 해보면 그들은 트랜스젠더가 병이라고 말할 것"이라며 "많은 밀레니얼 세대가 트랜스젠더를 받아들이는데, 나는 이를 바로잡는 빛이 되고 싶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성소수자 단체도 지난달 초 마크 후보자의 내정 발표 후 성소수자에 대한 그의 적대감을 용납할 수 없다고 미 의회를 압박해왔다.
앞서 여러 민주당 의원도 그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그린 후보자의 사퇴 소식에 성명을 내고 "성소수자, 무슬림, 히스패닉 커뮤니티 등을 향한 그의 무례한 말에 비난받은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린 후보자는 지난 2월 공직자 이해 상충 문제로 자진해서 사퇴한 '억만장자' 빈센트 비올라에 이어 두 번째로 육군장관 후보자 자격을 자진해서 포기한 인사로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필립 빌든 해군장관 후보자도 이해 상충 논란에 지난 2월 사퇴했으며, 아직 빌든을 대신할 새 해군장관 내정자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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