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文 찬조연설…"文을 '신의 한수'로 둬달라"

입력 2017-05-0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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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文 찬조연설…"文을 '신의 한수'로 둬달라"

"꼼수는 정수 못이겨…촛불민심 포석에 정석대로 판세키운 文 희망"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은 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향해 "이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조기대선에서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SBS TV에서 방송된 문 후보 찬조연설에 나와 "국민이 이제 '신의 한 수'를 둘 차례다. 그 한 수를 문 후보로 두는 것이 어떻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그는 이번 연설에서 "경선 당시 안 지사가 아닌 문 후보가 대선후보로 결정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더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문 후보를 돕겠다고 했다"며 "이번 민주당 경선에 참가한 후보들 모두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9단은 "박근혜 정권의 자충수로 대한민국이 분노했다. 꼼수와 무리수로 점철됐던 긴 세월에 국민의 억울함과 참담함이 극에 달했다"며 "하지만 촛불민심이 포석을 깔아줬고, 정석대로 돌을 놓아 판세를 키워온 문 후보가 있어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깔끔한 끝내기를 해야 할 때다. 바로 지금이 사활을 걸 때"라며 "꼼수는 결코 정수를 이길 수 없다. 한 번만 다시 복기해보면 결론은 문재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파고와 대국을 하는 동안 몸무게가 7㎏이나 줄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고, 네 번째 대국에서 드디어 1승을 거뒀다. 그 4국에서의 78수를 '신의 한 수'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더라"라며 "하지만 저로서는 거기 밖에 둘 곳이 없었다. 최선이자 유일한 선택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문 후보를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바둑 판에 '신의 한수'로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정치인이라면 부득탐승(不得貪勝) 즉 승리를 탐하지 않고, 공피고아(攻彼顧我) 즉 나를 먼저 돌아보고, 기자쟁선(棄子爭先) 즉 훗날을 위해 작은 희생을 감수하고, 사소취대(捨小就大) 즉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4년전 선거에 대한 복기도 잘한 것 같다. 내분으로 지리멸렬하던 민주당을 개혁해 원내 제1당으로 만들었다"며 "바둑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바둑으로 풀어야 하는 것처럼, 대통령이 망친 나라는 좋은 대통령을 뽑아야 다시 일으킬 수 있다. 문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참여정부 때 치아가 11개 빠져 임플란트로 버티는 바람에 발음이 어색하다고 하는데, 동질감이 느껴진다. 저도 어린 시절 스트레스성 기관지염을 앓고 목소리가 가늘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문 후보의 어눌한 목소리에 신뢰가 간다. 문 후보는 은퇴 후 툇마루에서 바둑을 두는 것이 꿈이라는데, 제가 5년 뒤 상대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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